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주말 강세장을 연출했던 암호화폐 시장이 이틀 연속 옆걸음질을 하고 있다. 대장주 비트코인과 다음달 '빅 이벤트'를 앞둔 이더리움의 방향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도지코인·시바이누 등 강아지 마스코트를 내세운 '밈(meme) 코인'은 급등했다.

17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5% 내린 2만402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5일 약 두 달 만에 2만5000달러를 잠시나마 돌파했던 비트코인은 이후 다시 하락, 이틀째 2만4000달러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의 움직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0.4% 내린 1896달러에 거래됐고, 에이다(0.5%) 솔라나(-0.6%) 바이낸스코인(-0.9%) 등 주요 알트코인도 소폭 등락하는 모습이다.

국내 거래소에서도 주요 코인은 이틀 연속 횡보하고 있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약 1% 내린 3215만7000원에, 이더리움은 0.1% 내린 253만6000원에 거래됐다.

최근의 코인 랠리를 주도했던 '이더리움 머지' 이벤트 호재가 소진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다시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향후 인플레이션의 향방과 그에 따른 9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결정, 경기 침체 우려 등 암호화폐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향후 비트코인의 행보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최근 고래 투자자가 암호화폐거래소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대거 입금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이는 통상 비트코인을 매도하기 위한 것으로 조만간 비트코인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기준 암호화폐거래소 지갑에 유입된 비트코인은 약 1만6000개다. 이만한 물량이 풀릴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관론자로 꼽히는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탈 CEO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의 비트코인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며 "비트코인 가격은 결국 1만 달러 밑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외환 트레이딩 업체 오안다의 모야 분석가는 "월스트리트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비트코인은 다시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최근의 비트코인 상승세는 '데드 캣 바운스(급락장 속 일시적인 반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비트코인에 유입되고 있다"며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최근 블랙록은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함께 기관 투자자 전용 비트코인 신탁상품을 내놨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기관 고객들이 코인베이스를 통해 암호화폐에 투자할 길이 열린 것이다. 이는 암호화폐의 대세 상승을 전망하는 이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비트코인 횡보하는데…홀로 뛰는 '강아지 코인' [코인스캐너]
한편 주요 코인이 횡보하는 가운데서도 도지코인·시바이누 등 강아지 코인은 다시 들썩이고 있다. 두 코인은 쓰임새는 전혀 없는데 귀여워서 주목받는 '밈 코인'의 대표 주자다.

도지코인과 시바이누는 지난 일주일 간 가격이 각각 23%, 55% 급등하며 시가총액 상위 코인 중 유일하게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폴카닷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으며 10위에, 시바이누는 아발란체와 폴리곤을 제치고 12위에 올라섰다.

최근의 강아지 코인 상승세 뒤에는 '도지체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지체인은 디파이, NFT(대체불가토큰), 디앱, 게임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도지코인 보유자는 도지체인에 연동해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체인상 거래도 할 수 있다.

다만 도지체인은 이더리움의 사이드체인인 폴리곤에서 개발된 것으로, 도지코인 네트워크는 공식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도지코인 재단도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 재단과 최초 개발자 등이 모두 도지체인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