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먹으면서 살빼는 저칼로리 열풍…웰치제로·누들핏 아시나요
식품업계에 저칼로리 열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운동량이 부족해진 소비자들이 열량이 낮은 음식을 찾아나섰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도 바뀌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식욕을 억제하고 굶어가며 체중 관리를 하기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즐겁게 건강을 챙기는 ‘헬시 플레저’가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부상했다. 농심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칼로리 부담이 적은 음료수 ‘웰치제로’와 컵라면 ‘누들핏’을 상반기에 연달아 출시했다. 영양 성분과 맛을 동시에 챙긴 고단백 스낵도 내놨다.

○과즙음료로 제로 탄산시장 도전장

제로음료란 설탕 대신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인공감미료를 넣어 당류가 없고 칼로리가 0에 가까운 음료를 의미한다. 17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제로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19년 452억원에서 지난해 218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과거 제로칼로리 음료는 일반 음료에 비해 맛이 없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면서 관련 시장이 2년 만에 다섯 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농심은 4월 ‘웰치 제로’를 출시하며 이 시장에 진출했다. 급성장 중인 제로 탄산음료 시장에 웰치소다와 같이 과즙을 함유한 탄산음료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판단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탄산음료 시장의 20%가량이 제로 탄산음료인데 콜라와 사이다가 제로 탄산음료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1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포도주스 전문 브랜드 웰치의 맛에 제로칼로리를 더한다면 시장에서 차별점을 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단맛은 그대로이면서 깔끔하고 가볍다’는 평을 받으며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도맛과 오렌지맛의 두 종류로 출시된 웰치 제로는 시장에 나온 지 넉 달 만에 1600만 캔 이상 판매됐다. 농심은 웰치 제로를 제로칼로리 음료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농심은 1995년부터 국내에 웰치 제품을 공식 수입판매하고 있다.

○라면도 저칼로리로

컵라면 제품에도 저칼로리를 적용했다. 지난달 출시한 ‘누들핏’은 기존 라면 열량의 절반 이하로 개발됐다. 떡볶이국물맛, 어묵탕맛 두 종류의 열량은 각각 150kcal, 105kcal로 신라면 컵라면(300kcal)이나 신라면 봉지라면(120g·500kcal) 칼로리보다 훨씬 낮다.

누들핏은 가늘고 투명한 당면을 사용해 쫄깃쫄깃한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식이섬유 1500㎎을 함유하고 있으며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이라 더욱 깔끔하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떡볶이 국물맛 제품은 매운맛과 단맛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어묵탕맛 제품은 개운한 감칠맛을 구현하기 위해 힘을 썼다고 농심은 설명했다.

출시된 지 한 달 된 누들핏은 소비자들로부터 “다이어트할 때 제격”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온라인 시식후기에 ‘식단 관리할 때 가장 먹고싶은 음식인 떡볶이와 어묵탕을 저칼로리로 즐길 수 있어 만족한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농심은 2019년 열량을 30%가량 낮춘 신라면 건면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샐러드누들 등 열량이 낮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고단백 과자 출시

영양 성분을 갖춘 스낵도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단백질 식품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 마니아뿐만 아니라 2030세대 대중까지 단백질 제품 섭취를 늘리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3364억원으로, 2018년(813억원) 대비 네 배 이상 규모가 커졌다. 올해 단백질 시장 규모는 4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농심은 지난 5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우와한 콩칩치즈칩’을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봉지당 단백질 함량이 11.9%로 기존 스낵의 2~3배에 이른다. 출시 두 달 만에 150만 봉 이상이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콩과 치즈 특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으며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과자는 완두콩과 치즈가 연상되는 모양으로 만들었다. 농심은 프리미엄 스낵이라는 이미지를 담기 위해 ‘우아함’에 영어 감탄사 ‘와우’를 더한 ‘우와함’이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