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화승엔터·영원무역 '웃고' 한세실업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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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크게 하락했던 의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 주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시장의 예상을 깨고 2분기 일제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덕분이다. 하반기부터 OEM 업체별 실적과 주가는 뚜렷한 차별화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전방 수요가 견조한 화승엔터프라이즈와 영원무역은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세실업은 2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피크아웃(고점 기록 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영원무역은 2분기 매출(9456억원)과 영업이익(2081억원)이 각각 전년 대비 39.5%, 98.3% 급증했다. OEM 부문 영업이익률은 28.5%에 달했다. 원자재 비용이 증가했지만 오히려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용해 자사 원부자재 사용 비중을 늘린 덕분이다.
화승엔터도 2분기 매출(4524억원)과 영업이익(261억원)이 각각 전년 대비 48.9%, 117.5%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됐던 베트남 지역 공장이 정상화된 영향을 받았다.
한세실업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48.5%, 80.6%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생한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해 주요 고객사인 미국 마트 바이어들이 미리 의류 재고를 쌓아두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 같은 실적 개선세로 인해 최근 한달 간 화승엔터는 24.07%, 영원무역은 23.99% 상승했다. 한세실업은 15.65% 올랐다.
아디다스는 연평균 신제품을 30여종 출시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2년 6개월여 간 4~5종을 출시하는 데 그쳤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물류 대란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초기에 제품 판매가 원활하지 않았고 그동안 신제품보다는 온라인 판매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아디다스는 본격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재고를 쌓아나갈 계획이다. 올 2분기 아디다스의 재고자산은 전분기 대비 35.0% 증가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도매채널 축소, 노후제품 소진 과저이 일단락되고 신제품 출시와 판매 회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라며 "아디다스가 재고 비축 구간에 진입한만큼 화승엔터의 실적 개선세가 당분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호재를 바탕으로 올해 화승엔터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4.38% 증가한 7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6일 화승엔터에 대한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21만원으로 상향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공장 봉쇄로 인한 타격이 컸던 올 상반기가 향후 3년간 실적 중 가장 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한금융투자는 영원무역에 대한 '밸류에이션 콜'을 외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실적 기준 영원무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9배 수준이다. 이는 한세실업(6.1배)이나 화승엔터(13.1배)는 물론 대만 의류 OEM 업체인 에클랏(Eclat·17.7배), 마카롯(Makalot·14.2배)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OEM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허제나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 주요 고객사들은 봄·여름(SS) 시즌에 이어 가을·겨울(FW) 시즌용 제품에 대한 주문량을 확대하는 등 활발한 재고 비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단가 인상 등으로 인해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역사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의류 OEM기업인 한세실업은 올 2분기 이후 실적이 피크아웃(고점 기록 후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세실업의 주요 고객사는 월마트, 타깃, 갭 등 미 대형마트다. 경기 흐름과 실적의 연관성이 높은 업종이다.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를 우려하고 있는 미 대형마트들은 하반기부터 의류 재고를 줄여나갈 수 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매판매가 더 부진해진다면 선적지연, 주문량 축소 등 악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내년 봄·여름 시즌 제품 주문이 축소된다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전망치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허제나 연구원도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던 단가 인상, 주문 물량 증가세가 일단락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주가가 저평가돼있는 상태긴 하지만 미 대형마트의 연말 재고 소진 동향을 지켜보며 상승 모멘텀을 기다려야할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일제히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한 OEM株
17일 한세실업은 4.35% 상승한 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영원무역도 3.52% 오른 4만5550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와 예상보다 견조한 수주로 인해 일제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덕분이다.영원무역은 2분기 매출(9456억원)과 영업이익(2081억원)이 각각 전년 대비 39.5%, 98.3% 급증했다. OEM 부문 영업이익률은 28.5%에 달했다. 원자재 비용이 증가했지만 오히려 수직계열화 구조를 이용해 자사 원부자재 사용 비중을 늘린 덕분이다.
화승엔터도 2분기 매출(4524억원)과 영업이익(261억원)이 각각 전년 대비 48.9%, 117.5%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봉쇄됐던 베트남 지역 공장이 정상화된 영향을 받았다.
한세실업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48.5%, 80.6%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생한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인해 주요 고객사인 미국 마트 바이어들이 미리 의류 재고를 쌓아두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 같은 실적 개선세로 인해 최근 한달 간 화승엔터는 24.07%, 영원무역은 23.99% 상승했다. 한세실업은 15.65% 올랐다.
○화승엔터·영원무역, 하반기도 웃는다
그러나 세 회사의 하반기 실적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2분기 호실적은 '실적 정상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소비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화승엔터프라이즈 매출의 98%를 차지하는 고객사인 아디다스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재고를 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아디다스는 연평균 신제품을 30여종 출시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2년 6개월여 간 4~5종을 출시하는 데 그쳤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물류 대란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초기에 제품 판매가 원활하지 않았고 그동안 신제품보다는 온라인 판매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 아디다스는 본격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재고를 쌓아나갈 계획이다. 올 2분기 아디다스의 재고자산은 전분기 대비 35.0% 증가했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도매채널 축소, 노후제품 소진 과저이 일단락되고 신제품 출시와 판매 회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라며 "아디다스가 재고 비축 구간에 진입한만큼 화승엔터의 실적 개선세가 당분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호재를 바탕으로 올해 화승엔터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4.38% 증가한 7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16일 화승엔터에 대한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21만원으로 상향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베트남 공장 봉쇄로 인한 타격이 컸던 올 상반기가 향후 3년간 실적 중 가장 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2분기 피크아웃?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주요 고객사인 영원무역도 하반기 견조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방 산업인 아웃도어 시장 성장세가 견고한 덕분이다.이날 신한금융투자는 영원무역에 대한 '밸류에이션 콜'을 외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실적 기준 영원무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9배 수준이다. 이는 한세실업(6.1배)이나 화승엔터(13.1배)는 물론 대만 의류 OEM 업체인 에클랏(Eclat·17.7배), 마카롯(Makalot·14.2배)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OEM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허제나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 주요 고객사들은 봄·여름(SS) 시즌에 이어 가을·겨울(FW) 시즌용 제품에 대한 주문량을 확대하는 등 활발한 재고 비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단가 인상 등으로 인해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역사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의류 OEM기업인 한세실업은 올 2분기 이후 실적이 피크아웃(고점 기록 후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세실업의 주요 고객사는 월마트, 타깃, 갭 등 미 대형마트다. 경기 흐름과 실적의 연관성이 높은 업종이다.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를 우려하고 있는 미 대형마트들은 하반기부터 의류 재고를 줄여나갈 수 있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소매판매가 더 부진해진다면 선적지연, 주문량 축소 등 악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내년 봄·여름 시즌 제품 주문이 축소된다면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전망치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허제나 연구원도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던 단가 인상, 주문 물량 증가세가 일단락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주가가 저평가돼있는 상태긴 하지만 미 대형마트의 연말 재고 소진 동향을 지켜보며 상승 모멘텀을 기다려야할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