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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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 첫 기자회견을 두고 여야가 엇갈린 평가를 했다. 국민의힘은 "국민께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호평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빈 수레가 요란했다"고 비판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7일 '윤석열 정부의 중심에는 언제나 국민이 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겠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국민께서 정권 교체를 이뤄주신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100일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다"고 운을 뗐다.

김 대변인은 "이 과업 속에도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는 자세를 기본으로, 국민들의 응원과 질책 모두를 겸허하게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며 "오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전반에 관해 국민께서 가장 궁금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자세히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소주성'과 '탈원전' 등 이념에 사로잡힌 정책이 아니라, 위기의 민생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장의 활력을 살리고 규제를 풀어 미래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데 매진해왔음을 강조했다"며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위한 노력도 경주해 왔음을 밝혔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기자회견은 무엇보다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자리였다"며 "윤 대통령은 '언론과의 소통이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말했는데, 100일 동안 도어 스테핑(약식 회견)을 통한 노력이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대통령 의지였음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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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호평과 달리 야당에서는 "빈 수레만 요란했다"는 혹평이 나왔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내세울 내용도 기대했던 내용도 없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기자회견은 빈 수레만 요란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말"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지난 100일간의 성과와 소회를 담은 모두발언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에 그쳤고 정작 내용은 없었다"며 "국정과제 발표와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이 열거한 성과에 공감할 국민도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기자와의 질의응답 역시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며 국민과 기자들을 실망시켰다"며 "여전히 국민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국민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닌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어 "'시작도 방향도 목표도 국민'이라면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지 말고 인적 쇄신을 비롯한 전면적 국정 쇄신에 나서기를 바란다"며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지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자와의 질의응답 시간도 단지 34분으로 제한되어 국민적 의혹과 논란에 대한 충분한 질문을 보장하지 않아놓고 소통을 말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국민께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계기로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전해 듣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자회견이 됐다면 그나마 성과라고 여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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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이해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약 20분간의 모두발언을 통해 향후 국정 방향 및 지난 100일의 성과를 부각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듯한 윤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국민의 뜻이고 둘째도 국민의 뜻"이라며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 치도 국민의 뜻에 벗어나지 않도록 그 뜻을 잘 받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