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동·서 양쪽에서 가스 가격 폭등…겨울에 더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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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천연가스 선물, 16일 장중 14% 급등
미국은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
가즈프롬 "지금보다 가격 60% 더 뛸 것"
미국은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
가즈프롬 "지금보다 가격 60% 더 뛸 것"
대서양을 둘러싼 유럽·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 3배 이상으로 뛴 가운데 미국 천연가스 가격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업체인 가즈프롬이 올 겨울 가스 가격 상승을 예측하자 시장의 가스 공급 우려가 커졌다.
16일(현지시간) 런던ICE거래소에서 ‘네덜란드 TTF 가스 9월물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223유로를 기록했다. 전일(220.11달러) 대비 1.3% 올랐다. 지난해 연말(12월 31일) 가격(63.317달러)과 비교하면 352%로 늘었다. 이날 이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14% 급등한 25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척도로 꼽힌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담당하는 가즈프롬이 이날 “올 연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지금보다 60%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자 장중 가격이 급등했다. 가즈프롬은 “현재 가스 가격은 1000㎥당 2500달러 수준이지만 올 연말엔 4000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가스프롬의 가스 생산량은 2748억㎥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독립국가연합(CIS) 이외 국가로의 가스 수출량은 785억㎥로 전년 동기보다 36%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유럽이 무역 제재 조치를 가하자 러시아도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량을 줄이는 식으로 맞불을 놓은 여파다.
러시아의 입김이 비교적 덜 미치는 미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 천연가스 9월물 선물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백만Btu(열량단위) 당 9.329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가운데 다음 달 멕시코만에 허리케인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전일 대비 7%나 가격이 상승했다. S&P글로벌은 지난주 미국의 가스 저장량이 340억입방피트 증가한 데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5년간 평균 주간 증가량(470억입방피트)을 밑돈다.
가스 가격의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가스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을 앞둔 데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 차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엔베러스는 “심각한 경기침체로 가스 수요가 급감하지 않는 한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과 아시아가 제한된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을 놓고 공급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가스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전문매체인 더쇼크리포트는 “셰일혁명 이후 10년 이상 계속됐던 ‘저가 가스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번 가격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가스 시추량 감소와 생산 비용 증가 등 산업 구조적 측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16일(현지시간) 런던ICE거래소에서 ‘네덜란드 TTF 가스 9월물 선물’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223유로를 기록했다. 전일(220.11달러) 대비 1.3% 올랐다. 지난해 연말(12월 31일) 가격(63.317달러)과 비교하면 352%로 늘었다. 이날 이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14% 급등한 25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네덜란드 TTF 가스 선물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척도로 꼽힌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공급을 담당하는 가즈프롬이 이날 “올 연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지금보다 60%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자 장중 가격이 급등했다. 가즈프롬은 “현재 가스 가격은 1000㎥당 2500달러 수준이지만 올 연말엔 4000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들어 지난 15일까지 가스프롬의 가스 생산량은 2748억㎥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독립국가연합(CIS) 이외 국가로의 가스 수출량은 785억㎥로 전년 동기보다 36%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유럽이 무역 제재 조치를 가하자 러시아도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량을 줄이는 식으로 맞불을 놓은 여파다.
러시아의 입김이 비교적 덜 미치는 미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 천연가스 9월물 선물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백만Btu(열량단위) 당 9.329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가운데 다음 달 멕시코만에 허리케인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전일 대비 7%나 가격이 상승했다. S&P글로벌은 지난주 미국의 가스 저장량이 340억입방피트 증가한 데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5년간 평균 주간 증가량(470억입방피트)을 밑돈다.
가스 가격의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가스 난방 수요가 많은 겨울을 앞둔 데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 차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엔베러스는 “심각한 경기침체로 가스 수요가 급감하지 않는 한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과 아시아가 제한된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을 놓고 공급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가스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전문매체인 더쇼크리포트는 “셰일혁명 이후 10년 이상 계속됐던 ‘저가 가스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이번 가격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가스 시추량 감소와 생산 비용 증가 등 산업 구조적 측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