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만의 소프트파워 신세계] 인공지능, 도시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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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설치고 일어난 어느 날 오전이었다. 기운을 차리기 위해 자주 가던 동네 설렁탕집을 찾았다. 그런데 가보니 그 설렁탕집이 없어지고 다른 가게로 바뀐 것이다. 이와 비슷한 불편을 경험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집 앞에 서던 버스의 루트가 바뀌어 한참을 걸어가야 할 때, 늘 가던 길이라 여유 있게 나왔는데 갑자기 길이 막혀 출근 시간에 늦을 때, 혹은 큰맘 먹고 유명한 맛집이 많은 동네에 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 다른 곳으로 가야 할 때와 같이 말이다. 이렇게 도시는 끊임없이 변하는 역동성을 갖고 있다. 그동안 도시학에서 이런 문제를 다뤄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발달은 도시가 사람들의 행동을 파악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상황에 맞게 제공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과 도시학을 접목하는 연구를 가능케 했다.
어떤 지역이 상업적으로 언제 활성화되고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인공지능이 알 수 있을까?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심장소(POI)에서 생산되는 LTE 접속 데이터를 분석해 언제 해당 관심장소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국내에서도 데이터노우즈(대표 김기원) 같은 스타트업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 예측을 돕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프롭테크(PropTech)’라고 하는데 자산·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용어로 부동산이나 상권분석 등의 서비스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빅데이터와 고차원적인 이미지, 그래프 기반 모델링을 기반으로 좀 더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5G·6G 기술과 메타버스 기술 등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인공지능과 접목되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도시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전한다고 해서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어 도시를 스스로 운용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에 도시 운용을 맡길 수 있는지를 논하기 이전에 우리는 도시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 컨설팅 업체 머서는 뉴욕을 기준으로 정치, 경제, 교통, 환경, 문화, 교육, 안전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세계 삶의 질·생활환경 기반 도시 순위를 선정한다. 이와 같이 도시는 정치, 경제, 교통, 인구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받으며 도시마다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 또한 도시에는 다양한 생활 패턴과 요구를 가진 사람이 공존하고 있어 도시는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다.
어쩌면 인공지능이 도시와 인간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스스로 도시를 운용하며 발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인공지능이 이 같은 다양성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사람들이 생산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인문사회학 연구와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더라도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통한 공생을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만 KAIST 공과대학장
어떤 지역이 상업적으로 언제 활성화되고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인공지능이 알 수 있을까?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심장소(POI)에서 생산되는 LTE 접속 데이터를 분석해 언제 해당 관심장소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프롭테크'로 상권 분석
이와 더불어 사회적인 문제인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을 보다 심도 있게 분석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접목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관심장소의 소셜미디어 데이터와 관련 상권 정보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단계를 추론하는 모델을 제안했다. 또한 해당 지역이 언제, 어느 방향으로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는지 예측하는 모델도 연구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부동산 예측도 인공지능을 통해 가능하다. 전후이 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박사 연구팀은 장소의 특성을 보여주는 관심장소, 모빌리티 데이터, 인공위성 지리 데이터 등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부동산이나 방문 인기도를 유추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제안했다.국내에서도 데이터노우즈(대표 김기원) 같은 스타트업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 예측을 돕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프롭테크(PropTech)’라고 하는데 자산·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용어로 부동산이나 상권분석 등의 서비스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빅데이터와 고차원적인 이미지, 그래프 기반 모델링을 기반으로 좀 더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문사회학 연구 필요
우리는 인간이 발견하지 못하는 패턴을 인공지능이 발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상대로 승리한 지 약 6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은 게임뿐 아니라 컴퓨터 비전, 자연언어 처리, 로보틱스, 네트워크 관리 등 수많은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기술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게 된 것은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수집된 방대한 빅데이터와 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 발전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미래의 5G·6G 기술과 메타버스 기술 등이 지속적으로 발전해 인공지능과 접목되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도시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발전한다고 해서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어 도시를 스스로 운용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에 도시 운용을 맡길 수 있는지를 논하기 이전에 우리는 도시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미국 컨설팅 업체 머서는 뉴욕을 기준으로 정치, 경제, 교통, 환경, 문화, 교육, 안전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세계 삶의 질·생활환경 기반 도시 순위를 선정한다. 이와 같이 도시는 정치, 경제, 교통, 인구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영향받으며 도시마다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 또한 도시에는 다양한 생활 패턴과 요구를 가진 사람이 공존하고 있어 도시는 끊임없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다.
어쩌면 인공지능이 도시와 인간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스스로 도시를 운용하며 발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인공지능이 이 같은 다양성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사람들이 생산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인문사회학 연구와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을 활용하더라도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통한 공생을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만 KAIST 공과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