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락호락하지 않은 증시…"지금이 매수 적기"
"'6만전자' 답보상태지만 반등 가능성 있어"
2022 한경 재테크쇼서 '3高 시대 생존법' 전수
최근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고객들로부터 "지금이 주식을 살 때가 맞느냐"는 질문이 부쩍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종목을 살지' 고민하기에 앞서 '주식을 해도 될 시기인가'에 대한 고민이 앞서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추세적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데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상품 이율이 3%대로 뛰면서 주식에 대한 관심 자체가 크게 식은 모습이다.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말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 예수금 제외)은 54조2590억원을 기록했다. 올 1월 말 투자자예탁금 70조3447억원을 기록한 올 1월 말과 비교하면 6개월 사이 16조원 넘게 증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확신을 갖고 "주식하라"고 대답하는 이가 있다. 체슬리투자자문의 박세익 대표다. 체슬리투자자문은 올 4월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과 투자일임업을 등록하고 투자자들의 계좌 운용을 본격화했다. 따끈따끈한 신생 기업이지만 내공은 기존 회사 못지않다. 업무를 개시한 뒤 약 4개월 동안 한국투자증권·유안타증권과 일임투자 위수탁계약을 체결했고 KB증권·DB금융투자 자문형랩 운용사로도 선정됐다.
"코스피지수가 작년 7월 고점(3305.21)을 기록할 때만 해도 주식시장은 과열됐고 제값보다 비쌌습니다. 그러던 지수가 지금 2500선 안팎을 맴돌고 있는데, 사람들은 지금 주식을 사는 게 맞냐고 묻습니다. 주식은 쌀 때 사야하는 게임입니다. 연말까지 2900선은 충분히 도달할 것으로 봅니다."
박 대표는 악재가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고 판단했다. 적어도 더 나빠질 것은 없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박 대표는 "한때 3.5%까지 치솟았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8% 수준으로 떨어졌고 국제유가도 배럴당 120달러까지 올랐지만 이내 90달러선까지 내려왔지 않느냐"며 "물가상승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최근 들어선 일차적인 반등 단계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증시 대장주이자 국민주인 삼성전자 주가에 대해서도 낙관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가격의 하락을 충분히 반영했다는 판단이다. 박 대표는 "2018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호황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당시 주가는 큰 폭 빠졌다. 이듬해 양사 이익이 반토막난 이듬해 주가는 삼성전자 44%, SK하이닉스 55% 등 급등했다"며 "반도체 시장이 철처한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주가에 곧 봄이 올 것이란 점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수급에서도 의미있는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403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8930억원어치 팔아치운 기관과는 상반되는 양상이다. 박 대표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2019년 1월 반도체 이익 쇼크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할 즈음에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삼성전자를 매수했던 당시와 오버랩된다"며 "올 연말에서 내년 초쯤 반도체 수요가 회복한다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지금부터 사모으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덧붙여 "지금 삼성전자를 갖고 계시면서 답답해 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분들께 조금만 더 버텨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반기 주식시장에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박 대표는 가격 인상에도 시장 저항이 없는 종목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발표됐는데, 이들 기업의 실적 발표와 향후 전망에 대한 가이던스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기업들이 꽤 되는데 매출액이 10% 넘게 성장한 곳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테슬라가 대표적인 예라는 것. 충성고객들이 상당한 독점, 과점 체제의 기업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판매 가격을 올렸는데 가격 저항이 없다면 결국 매출액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반드시 사야 할 종목은 없어도 사지 말아야 할 종목은 있다는 얘기다. ETF란 특정지수의 성과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될 수 있도록 설계한 상품이다. 변동성이 컸던 2021년 증시에서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장점을 모두 가진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서학개미들이 해외지수 레버리지 ETF 3배짜리를 많이 사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하고 투기적인 상품이다. 스스로를 '매매의 달인'이라 여기지 않는 한 접근하지 말라"고 했다. 국가 ETF와 관련해서도 신중론을 강조했다.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하고 통화 가치 변동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나라를 피하고 가능한 우량한 국가 ETF를 매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추천 종목으로는 국내외 반도체 지수 ETF와 명품 ETF 등을 꼽았다.
박 대표는 오는 29일 열리는 '2022 한경 재테크쇼'에서 '3고 시대,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을 주제로 발표한다. 물가 공포가 주식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과거 오일쇼크의 경험을 함께 짚어보면서 투자자들의 올바른 대처법을 공유할 예정이다.
한편 한경닷컴은 오는 29일 오후 1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시대 내 자산 어떻게 불릴까'를 주제로 한 '2022 한경 재테크쇼'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다.
박 대표를 비롯해 올해 한경 스타워즈 상반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대현 하나증권 명동금융센터 부장이 주식 부문 전문가로 연단에 오른다. 신현강 부와지식의배움터 대표가 부동산 부문에, 이승현 진진세무회계사무소 대표가 세금 부문에, '매억남' 안시후 트레이더가 가상자산(암호화폐) 부문에 연사로 나선다.
참가 신청은 한경 재테크쇼 홈페이지(https://event.hankyung.com/seminar/2022strategy/)에서 할 수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