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예술이 무르익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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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의 도시' 울산을 바꾼
복순도가·울산시립미술관
복순도가·울산시립미술관

팡팡 터지는 천연탄산은 발효건축이 만드는 것

막걸리 하면 옛것, 어른들이 좋아하는 술로 치부되던 때가 있었다. 울산 울주군에 자리한 복순도가는 가히 그 인식을 바꾼 대표적인 양조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술 빚는 공간을 넘어 농업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미학적인 건축물, 천연 탄산이 마치 샴페인처럼 터지는 뜻밖의 우리 술로 복순도가는 도시와 세대를 연결하고 있다.

발효건축의 개념을 지닌 도가는 하나의 유기물로 자연과 시간 속에 변화하고 무르익는다. 그 속에서는 쌀, 물, 누룩이 유기물에 순응하며 익어가는 소리가 톡톡 들려온다. 처마 끝에 매달린 빗방울이 흙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같고, 코끝에 닿는 술 냄새는 저절로 취하고 싶게 한다. 복순도가의 모든 제품은 전통 옹기에서 오랜 발효 시간을 거친다. 대표적 제품인 ‘복순도가 손막걸리’의 터질 듯한 천연 탄산은 이 시간 덕분에 만들어진다. 도가 옆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주막’이 마련돼 있다. 시그니처인 복순도가 손막걸리, 홍국쌀로 빚어 색이 어여쁜 빨간쌀 막걸리, 탄산 없이 걸쭉한 맛의 탁주, 한국의 포트와인으로 불리는 과하주까지 취향껏 시음하고,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도 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복순도가 맛있게 먹는 법
“탄산이 강한 복순도가 손막걸리를 열 때는 말이야. 굳이 흔들지 않아도 돼.” 처음 맛보는 친구 앞에서 폼을 잡아주고, 뚜껑을 조금씩 돌렸다, 닫았다를 3~4번 반복해줍니다. 첫 번째 과정에서 가라앉은 침전물이 빠르게 섞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을 향해 개봉하면 의가 상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청와대 만찬 건배주로 올랐던 복순도가
2012년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에 이어 2013년 청와대 재외공관장 만찬 공식 건배주로,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 한국관 개관 건배주로 소개된 복순도가 손막걸리.
빛은 언제든지 있어. 꿈꾸게 하는 울산의 예술



정상미 한국경제매거진 여행팀 기자/사진=이효태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