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꺾고 대세 車로 달라졌다"…티구안 '7인승 올스페이스' [신차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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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준중형급 SUV의 대표 모델
기존 모델보다 30mm 길어져
'디젤' 버리고 가솔린 엔진 첫 탑재
세단 처럼 부드러운 주행감
기존 모델보다 30mm 길어져
'디젤' 버리고 가솔린 엔진 첫 탑재
세단 처럼 부드러운 주행감
관심이 많은 폭스바겐의 '신형 티구안 올스페이스 7인승 가솔린' 모델을 타봤다. 티구안은 2008년 국내에 처음 들어온 뒤 수입차 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인기를 끌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단일 모델로 5만대를 돌파한 첫 차다. 부족한 점으로 꼽혔던 공간성을 보완하기 위해 폭스바겐은 2017년 차량 후미를 늘려 크기를 키운 '티구안 올스페이스' 모델을 내놨다. 출시 후 전 세계 시장에서 누적 150만대 이상 판매된 올스페이스 모델은 현재 티구안 판매에서 55%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모델로 자리잡았다.
이번 신형 모델은 '7인승 가솔린' 모델이란 게 포인트다. 그동안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디젤 모델만 있었다. 최근 전 세계적인 디젤 인기 하락에 판매량이 주춤하자 폭스바겐이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가솔린 모델이다.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부산방향)을 출발해 경기도 일대 약 80km(왕복)를 주행해봤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크기다. 티구안 올스페이스 7인승 가솔린 모델은 전장·전폭·전고가 4730x1840x1660mm다. 기존 올스페이스 모델보다 30mm 길어지고 15mm 내려앉았다.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 거리는 2790mm다. 크기로 투싼, 스포티지와 경쟁하는 준중형 SUV에 속하는 티구안이지만 올스페이스 모델은 이들보다는 크고 7인승 SUV인 쏘렌토와 싼타페보다 조금 작은 정도다. 적재용량은 기본 230L에 3열을 접으면 700L, 2·3열을 같이 접으면 최대 1775L까지 커진다. 3열까지 총 7명이 탈 수 있는데 3열의 경우 바닥이 높고 레그룸(무릎공간) 간격이 좁아 성인 2명이 오래 타기에는 불편해 보였다.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이 탈만한 정도다.
외형은 기존 티구안 올스페이스 모델과 큰 차이는 없다. 전면부는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라는 폭스바겐에서 개발한 새 램프 정도를 새로 적용했다. 전면부를 길게 가로지르는 라디에이터 그릴 라이팅으로 좀 더 세련되게 만들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후면부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달았고 차체 하단에 머플러 팁을 숨겨놔 디자인적으로 깔끔함을 더했다. 크롬 마감으로 중후함보다는 다이내믹한 감성을 택했다.
공조장치에서는 아날로그 요소를 줄이고 디지털을 강화했다. 직사각형 터치 슬라이드식 공조 조절기를 적용했다.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와 9.2인치 MIB3 디스커버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달았다. 폭스바겐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IQ.드라이브'의 핵심 기술 '트래블 어시스트' 기능이 추가된 점도 기존과 다른 부분이다. 이 기능은 운전자가 핸들에 손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차량 스스로 최고 210km/h의 속도로 스티어링, 가속 및 브레이크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실제 주행에 돌입하자 SUV가 아닌 세단을 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가솔린 모델에는 8단 자동변속기(기존 디젤 모델은 7단)가 채택됐다. 저속 주행 시에는 물론이고 중고속 주행에서도 투박한 느낌이 없었다. 추월 주행에서도 부드럽게 뒤에서 쭉쭉 밀어주는 느낌이 강했다. 가성비 있는 패밀리 SUV를 원하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해 운동성을 강조한 달리기 성능은 아니다.
이번 티구안 올스페이스 가솔린 모델에는 2.0 TSI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이 실렸다. 최고출력은 186마력, 최대토크는 30.6kg.m다. 기존 2.0 디젤모델보다 출력이 36마력 강해졌지만 요즘 출시되는 차량과 비교할 때 과한 세팅은 아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도 예민한 편이 아니다. 오히려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밟아주도록 설계된 것처럼 느껴졌다. 폭스바겐 차량을 탈 때마다 느껴지는 '데이터의 힘'은 곡선 주행과 소음 차단에서 빛이 난다. 프리미엄급 SUV 차량처럼 고도화된 부품을 쓰는 것이 아님에도 곡선 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뛰어났다. 타이어가 단단하게 바닥을 잘 붙잡고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별도 방음 장치가 탑재되지 않았지만 소음도 특별히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다. 요철을 밟거나 방지턱을 넘을 때 역시 충격을 수준급으로 차단해줬다. 전 세계에서 주행 데이터를 모아 차체에 최적화되도록 구조를 짜는 '섀시 설계의 강점'으로 느껴졌다.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전방추돌경고 프론트 어시스트 및 긴급제동 시스템 등의 옵션도 새로 적용됐다. 가격은 5098만6000원(개별소비세 3.5% 인하 적용)이다. 기존 디젤 신차 대비 270만원 인상됐다.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 가솔린 모델 풀옵션(4WD 7인승 기준)이 각각 4770만원과 478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를 지키기 위한 가격 책정으로 보인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