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사진)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농담을 건넸다.
피트는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불릿 트레인’ 홍보를 위해 내한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의 모습을 자신의 휴대폰 카메라에 담으며 “한국에 와서 기분이 좋고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을 “짧지만 마법 같은 시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가 공식적으로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선 방한 당시 한국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빵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애런 테일러 존슨은 이번이 첫 방한이다. 그는 “한국에서 삼계탕과 깍두기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며 “시간이 짧아 오래 즐길 수 없지만 머무는 동안 많은 한국 음식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두 사람이 출연한 영화 ‘불릿 트레인’은 불운의 킬러 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 분)가 의문의 서류 가방을 가져오라는 임무를 받고 전 세계 초특급 킬러가 득실거리는 초고속 열차에 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레이디버그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늘 일이 틀어지는 인물이다. 피트는 “악역이나 독특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재밌다”며 “이번 영화에서는 운명과 운이라는 키워드가 극을 관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 ‘인간의 의지가 운명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담아 액션 장면을 찍었다고 했다.
정숙한 객실, 매점 등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액션 장면에 대한 자부심도 내비쳤다. 피트는 “여름에 걸맞은 액션영화”라며 “액션 장면을 통해 청룽, 찰리 채플린에 대한 존경과 동경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레이치 감독은 ‘파이트 클럽’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같은 피트의 대표작에서 그의 액션을 대신 연기한 스턴트맨 출신이다. 피트는 “스턴트맨이었던 그가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영화감독이 된 건 흔치 않은 일”이라며 “예전엔 제가 상사였다면 이번엔 레이치가 상사가 된 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우리 모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기이한 시간을 견뎌왔죠. 인생은 길지 않습니다.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