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제공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완전무선이어폰(TWS)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오는 29일 신제품 3종을 동시에 출시해 전방위적 공세에 나선다. 특히 대표 모델인 TONE-UT90Q은 삼성전자가 이달 말 출시하는 '갤럭시 버즈2 프로(27만9000원)'와 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하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LG전자로부터 신제품(TONE-UT90Q)을 대여해 사용해 봤다.

LG 톤프리 디자인은 전작(TONE-TFP9)와 비교하면 디자인 측면에선 큰 변화는 없다. 성인 남성 한 손 크기에 들어오는 콤팩트한 사이즈와 '마카롱 디자인' 케이스(크래들)는 그대로 유지했다. 짧은 기둥(스템)과 편안한 소재의 이어팁이 특징인 LG 톤프리의 이어버드 크기와 무게 역시 눈에 띄는 차이는 없다.

전작처럼 케이스 왼쪽엔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스위치도 그대로 유지됐다. 블루투스가 없는 기기에서도 무선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예컨대 유선이어폰 연결이 필요한 헬스장 러닝머신의 TV에도 LG 톤프리를 연결할 수 있어 편리했다. 다만 음질이 떨어지고 사운드가 낮은 점은 감안해야 한다.
배성수 기자
배성수 기자
LG 톤프리의 가장 큰 특징은 음향 기술 강화다. LG전자는 "신제품은 세계 최초로 연결된 기기나 재생 중인 콘텐츠 종류와 무관하게 '돌비 헤드트래킹'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입체음향 중 하나인 돌비 헤드트래킹은 사용자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들리는 소리의 거리감과 방향을 조절해주는 기능이다. 애플 에어팟 프로의 공간음향과 비슷한 기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LG 톤프리를 착용한 채로 영화를 시청해보니 실제로 소리가 나를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영화 속 장면에 있는 듯해 좀 더 몰입감 있게 시청할 수 있었다. 특히 돌비 애트모스 음향을 지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때 돌비 해드트래킹 효과는 두드러졌다. 이 외에도 블루투스 오디오 솔루션인 스냅드래곤 사운드를 지원하고, 스피커 드라이버 크기를 키워 저음 구현 폭을 넓힌 점이 눈에 띈다.

전작에서 지원했던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에서 적응형 액티브노이즈캔슬링(AANC)로 변화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AANC는 사용자의 제품 착용 상태를 파악해 자동으로 외부 소음 차단 정도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이어팁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AANC, 외부소리듣기 등 청음 모드를 상황에 맞게 전환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이퀄라이저(EQ) 설정, 이어팁 찾기 등의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제공
LG 톤프리 시리즈의 장점 중 하나인 착용감 역시 합격점을 줄 만했다. 귀에 편안하게 꽂을 수 있는 디자인과 5.3g의 가벼운 무게로 오랜 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없었다. 전작과 달리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만 전작 대비 케이스 배터리 용량이 증가한 것과 별개로, 이어버드는 68mAh에서 51mAh로 줄어 기존 10시간(이어버드 단독모드)에서 9시간으로 사용 시간이 줄은 점은 아쉬웠다.

이 외에도 블루투스가 여러 디바이스에 비교적 빠른 속도로 연결된다는 점과 통화 품질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된 점 등이 편리했다. 신제품을 착용한 채로 여러 차례의 전화를 해본 결과 만원 지하철 등 크게 시끄러운 환경이 아니면 정상적인 품질로 통화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LG전자는 "주변 잡음을 줄여주는 3개의 마이크와 얼굴의 뼈와 근육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를 감지해 목소리와 불필요한 음향을 구분해 내 목소리를 또렷하게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LG 톤프리가 AAC, SBC 외에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코덱인 퀄컴의 'aptX 어댑티브(Adaptive)'를 지원하면서도, 국내에선 이를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아쉬웠다. 삼성 갤럭시나 애플 아이폰에선 자체 코덱을 지원하는 등 여러 이유로 aptX 어댑티브 코덱을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아서다. 출고가 역시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가다. 신제품 가격은 27만9000원인데, LG전자가 2020년부터 출시한 LG 톤프리 중 가장 비싸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