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 '빛' 떼창…'SM타운 라이브', 4시간 꽉 채운 '핑크블러드' 수혈 [종합]
'SM타운 라이브 2022'가 5년 만에 팬들의 함성 속에서 개최됐다. 오래도록 K팝의 글로벌 인기를 주도해오고 있는 SM 소속 아티스트들과 3만여 팬들이 만들어낸 열기는 무더운 여름밤, 짜릿하고 시원한 쾌감을 만들어냈다.

'에스엠타운 라이브 2022 : 에스엠씨유 익스프레스 @휴먼 시티_수원(SMTOWN LIVE 2022 : SMCU EXPRESS @HUMAN CITY_SUWON)'이 20일 오후 경기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SM타운 라이브'는 2008년부터 진행해 온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공연 브랜드로, 그간 한국 단일 브랜드 공연 최초 프랑스 파리 공연, 아시아 가수 최초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 해외 가수 최초 중국 베이징올림픽주경기장 공연, 두바이 최초 대규모 K팝 공연 개최 등의 기록을 썼다.

'SM타운 라이브'가 국내에서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건 2017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연 이후 약 5년 만이다.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된 이날 공연에는 강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태연, 효연, 샤이니 키, 민호, 엑소 수호, 시우민, 첸, 디오, 카이, 레드벨벳, NCT, 에스파, 갓 더 비트(GOT the beat), 레이든, 긴조, 임레이 등 SM 소속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세트리스트를 풍성하게 채웠다.

데뷔 15주년을 맞아 5년 만에 완전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소녀시대의 무대는 물론, 오는 9월 7일 17년 만의 정규 앨범으로 컴백하는 강타의 신곡 무대, 역대급 선후배 조합으로 화제를 모은 여성 유닛 갓 더 비트의 무대까지 '핑크 블러드(SM 음악·콘텐츠에 반응하는 팬들을 일컫는 말로, SM의 상징색인 핑크색 피가 흐른다는 말에서 착안한 단어)'를 들끓게 하는 무대가 4시간을 꽉 채웠다.

무더운 날씨 속 공연은 무려 50분이나 지연됐다. 이와 관련해 현장 경호·운영 업체 측 관계자는 무대 위로 올라와 외부 사정으로 인해 지연됐다며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현장 티켓 수령 대기 줄이 길었다고 전했다. 팬들의 긴 기다림에 보답하려는 듯 아티스트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더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그룹 에스파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에스파 /사진=변성현 기자
콘서트의 포문은 에스파가 열었다. 에스파는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함께 '넥스트 레벨(Next Level)'을 소화했다. 카리나는 "더운 날씨에 힘드실 텐데 보러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우리도 너무 기다렸던 순간"이라며 "SM타운 라이브'를 하면서 듣는 큰 환호성을 많이 기대했다. 이 꿈같은 순간이 오래 지속되길 희망한다. 이어지는 무대를 계속해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레드벨벳 웬디는 '라이크 워터(Like Water)'로 감미롭게 무대를 꾸몄고, 레드벨벳 조이는 '안녕(Hello)'을 선곡해 더위를 한 방에 날리는 상큼한 매력을 발산했다. 엑소 수호는 '허들(Hurdle)' 무대로 에너제틱한 기운을 전달했다. 그는 팬들을 향해 "보고 싶었다"고 말해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웨이션브이(WayV)는 '킥 백(Kick Back)' 무대를 선보이고는 "정말 오랜만에 여러분들 앞에서 노래하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들으니 설레고 즐겁다. 여러분들의 에너지 최고다. 감사하다. 끝까지 응원 보내주시면 더 멋진 무대로 보답하겠다"고 인사했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폭발적으로 퍼포먼스를 쏟아낸 이들의 열정을 대변했다.
5년만 '빛' 떼창…'SM타운 라이브', 4시간 꽉 채운 '핑크블러드' 수혈 [종합]
5년만 '빛' 떼창…'SM타운 라이브', 4시간 꽉 채운 '핑크블러드' 수혈 [종합]
K팝 보이그룹 대세 중 대세인 NCT 드림이 '비트박스(Beatbox)'를 시작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멤버들은 환한 웃음과 함께 완벽한 군무를 선보였다. 마크는 "추운 날 만났었는데, SMCU 익스프레스를 타고 이렇게 여름에 다시 만나게 됐다. 더운데 응원하러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해찬은 "팬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오랜만인 만큼 열심히 무대를 했다"고 말했고, 제노는 "다 같이 즐겨주시니 더 힘이 나서 재밌게 무대를 한 것 같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레드벨벳은 사랑스러운 핑크색 의상을 입고 '퀸덤(Queendom)' 무대를 펼쳐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이들은 "오랜만에 만난 거라 오늘 조금 더 신나고, 긴장도 했다"면서 "SM타운 가족들이 총출동하기도 했고, 러비(공식 팬덤명)들을 포함해 모든 팬분이 한자리에 모여서 응원해 주시는 거라 힘이 몇 배로 더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연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끝까지 신나게 즐겨주시기만 하면 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결혼과 출산 등의 이슈가 있었던 첸은 긴장한 듯 눈을 감고 '사월이 지나면 우리 헤어져요'로 무대를 꾸몄다. 이어 디오는 '괜찮아도 괜찮아'를 불렀다. 그는 중간에 가사 실수를 했으나, 팬들의 격려에 금세 안정을 찾고 감미로운 보컬로 편안한 시간을 선물했다.

웨이션브이는 '미라클(Miracle)'을, NCT 127 '페이보릿(Favorite)'을 각각 소화했다. 태용은 "광야로 향하는 SMCU 익스프레스를 타고 1월 1일에 온라인으로 만났었는데, 이렇게 대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더불어 오는 9월 16일에 나오는 NCT 127의 새 앨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5년만 '빛' 떼창…'SM타운 라이브', 4시간 꽉 채운 '핑크블러드' 수혈 [종합]
엑소는 카이 '피치스(Peaches)', 엑소 시우민 '세레니티(Serenity)'의 무대가 끝난 후에 한 데 모여 직접 팬들에 인사를 건넸다. 디오, 첸, 수호, 시우민, 카이 순으로 무대에 섰다. 디오는 "멤버들과 다 함께 무대에 설 날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고, 수호는 "오늘은 엑소의 단체 무대가 없지만, 조금 더 완벽한 무대를 위해 멤버들이 다 모이는 날, 가능하면 빨리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오겠다. 기대 많이 해달라"고 했다. 첸은 "여러분 끝까지 신나게 즐겨 달라"는 말 외에는 발언을 최대한 삼갔다.

슈퍼주니어는 '블랙 수트(Black Suit)', '쏘리 쏘리(Sorry, Sorry)', '미인아'를 잇달아 부르며 명불허전 '공연 잘하는 그룹'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이특은 "오랜만에 큰 공연장에서 인사를 드리게 돼 행복하다"며 "'슈퍼쇼' 월드투어를 도는 가운데 한국 팬분들의 함성을 듣게 됐다. SMCU만의 새로운 느낌을 다시 한번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규현은 "이 더위 싹 가실 수 있도록 열심히 춤추고 노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은혁은 "얼마 전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 SM 가족들이 항상 내 곁에 있다는 게 든든했다"며 "여기 오신 수많은 팬분도 다 'SM타운' 가족이지 않냐. 가족이 있어서 든든하다는 걸 여러분 덕에 느낀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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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용·제노·헨드리·양양·지젤로 구성된 SM 랩 유닛을 비롯해 소녀시대 태연, 효연, 동방신기 유노윤호, 최강창민, 샤이니 민호, 키의 솔로 무대, DJ 레이든의 공연까지 다채로운 구성은 보는 재미를 배가했다.

민호와 키는 개인 무대를 마친 후 "이 함성과 열기 너무 그리웠다"며 "멤버들이 이 자리에 함께했으면 좋았을 텐데, 온유 형은 일본에서 투어 중이고 막내 태민이는 열심히 군 복무 중이다. 내년 'SM타운'에서는 완전체 모습으로 멋진 모습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키는 "에스파를 직접 본 횟수가 손가락 5개 안에 들 정도다. 코로나19로 이런 상황이 됐는데 오늘 에스파도 보고, 오랜만에 소녀시대 선배님들의 모습도 볼 수 있게 됐다"며 여러 선·후배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게 된 것에 기뻐했다.

키의 말대로, 신구 아티스트의 화합이 인상적이었다. 보아는 NCT 텐과 함께 '온리 원(Only One)' 무대를 꾸몄고, 보아·태연·효연·슬기·웬디·카리나·윈터가 뭉친 유닛 갓 더 비트는 '스텝 백(Step Back)'으로 환상의 호흡을 펼쳤다. NCT U '유니버스(Universe)', NCT '레조넌스(RESONANCE)'에서 동방신기 '주문-미로틱(MIROTIC)'으로 이어지는 강렬한 퍼포먼스 무대도 압권이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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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는 "SMCU 익스프레스의 기장님"이라며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를 소개했다. 이 대표 프로듀서는 객석에서 응원봉을 들고 있었다. 그는 손을 흔들고 머리 위로 크게 하트를 그리며 화답했다. 옆에는 이성수 대표가 자리해 있었다.

추억을 자극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동방신기는 'Hi Ya Ya 여름날', '풍선'으로 포근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15주년을 맞아 완전체로 다시 만난 소녀시대의 무대는 감동 그 자체였다. 소녀시대는 신곡 '포에버 원(FOREVER 1)'과 매년 여름마다 언급되는 히트곡 '파티(PARTY)'까지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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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에버 원' 무대 후 효연은 눈물을 쏟았다. 태연은 "오늘따라 유독 떨리고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고, 윤아는 "소녀시대가 항상 함께했지만, 무대에서 인사하는 건 5년 만이라 너무 떨리고, 설레고,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유리 역시 "오랜만의 활동이라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가슴도 뭉클하다. 큰 자리에서 '포에버 원'을 부르니 울컥한다"고 털어놨다. 효연은 "5년 만에 컴백한 소녀시대, 5년 만의 'SM타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티파니는 "오랜만에 만난 만큼 꾹꾹 눌러놓은 마음을 환호로 돌려주셔서 감사하다. 행복한 밤"이라고 인사했고, 서현은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CT 드림, 에스파, 레드벨벳, NCT 127 등의 무대가 계속됐다. 더불어 이날 현장에서는 강타의 정규 4집 타이틀곡 '야경(Eyes On You)'과 샤이니 키의 정규 2집 타이틀곡 '가솔린(Gasoline)'이 선공개돼 특별함을 안기기도 했다.

마지막은 'SM타운 라이브'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단체송 '빛'이 장식했다. 모든 선·후배 아티스트가 무대로 나와 어깨동무하거나 서로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노래를 마친 이들은 감격한 듯 무대를 바라보며 연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이 대표 프로듀서는 무대에서 퇴장하는 아티스트들을 한 명씩 안아주며 격려했다. 이특의 재치 있는 진행은 마지막까지 보는 이들의 기분을 즐겁게 했다.

'SM타운 라이브 2022'는 'SMCU 익스프레스'를 타고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수원에서의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아티스트들은 이제 일본으로 옮겨가 오는 27~29일 3일간 도쿄돔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