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자산 순식간에 10억 만들었다"…마곡 집주인들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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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하락 거래에…지역 공인중개사들에 '불똥'
"거래 없어 어려운데…'가두리'냐며 전화해 따지기도"
고점 잡은 집주인들, 집값에 '예민'
"거래 없어 어려운데…'가두리'냐며 전화해 따지기도"
고점 잡은 집주인들, 집값에 '예민'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공인중개업소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하락거래가 이뤄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받고 있어서다. 수수료율 개편으로 중개 수수료가 감소한 상황에서 절대적인 거래량이 줄어들어든 와중이다보니 중개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거래 건수는 605건에 그쳤다. 등록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10일가량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 거래량이 1000건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가 1000건을 넘기지 못한 것은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딱 한 번으로, 올해 2월(815건)이다.
거래가 말라붙자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들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폐업도 적지 않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6월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 폐업은 1148건, 휴업은 81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월별로 폐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개수수료도 줄어 이들의 생계는 더 막막하다. 지난해 정부는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을 통해 최고 0.9%였던 매매 수수료율을 0.7%로 낮추고 금액대 별로 요율을 달리 적용했다. 임대차 거래도 0.8%였던 최고 요율을 0.6%로 낮췄다.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집을 팔려는 매도인도 사려는 매수인도 없는 상황"이라며 "중개수수료가 줄어 수입도 줄었는데, 거래도 안되다 보니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나마 거래라도 성사하면 '공인중개업소들 너무하다. 집값이 올라갈 때는 가두리(집값이 급격하게 오를 때 시세를 묶어두는 일종의 담합행위) 쳐서 거래 유도하더니 집값 내려갈 때는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고 싸게 파는 것 같다', '시장이 좋지 않으니 매도자 설득해 급매로 유도한 것 아니냐'는 원성까지 듣고 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거래 대부분은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직거래(증여 추정)나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 내놓는 급매물이어서다.
마곡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마곡동에서 4억원가량 내린 매물이 거래된 이후 문의 전화를 수십통도 넘게 받았다"며 "한 거주자는 다짜고짜 전화해 '집이 왜 이렇게 싸게 팔린 것이냐'며 따지는 분도 있었고, 거래 성사한 부동산이 어디냐는 질문도 받았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한 공인 중개 관계자도 "직거래야 증여 등의 이유로 이뤄지는 것이니 우리도 어쩔 수 없지만,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급매물은 정말 매도자가 급해서 파는 거래였다"며 "매도자의 사정을 봐서 중개해줬는데, 원성을 들으니 난감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집값이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집주인들도 예민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급등기에 고점 인근에서 집을 매수한 수요자들이 더 민감해졌다. 최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서 수억원대 하락 거래가 나온 이후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내 자산이 13억원대였는데 순식간에 10억원으로 만들어준 매도자님 정말 감사하다'며 매도자를 비꼬는 듯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짜증이 난다' , '갑자기 수억원 낮춰서 파니까 내 자산도 급락한 것 같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얘기도 쏟아졌다.
최근 집값이 급락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불만은 많다.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C씨는 "주변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다 보니 더 내리지는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졌다"며 "'우리 단지 시세는 버티지 못하고 파는 매도인이 결정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한편 집값은 수주째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5일) 기준 전국 집값은 지난 5월 둘째 주(9일) 이후 15주 연속 떨어졌다. 낙폭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은 12주, 경기와 인천은 각각 29주 하락했다.
매수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월 셋째 주 기준 89.3, 수도권은 86.3, 지방은 92로 모두 기준선인 100 아래를 밑돌고 있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단 얘기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거래 건수는 605건에 그쳤다. 등록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10일가량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 거래량이 1000건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가 1000건을 넘기지 못한 것은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딱 한 번으로, 올해 2월(815건)이다.
거래가 말라붙자 부동산 공인중개업소들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폐업도 적지 않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6월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 폐업은 1148건, 휴업은 81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월별로 폐업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개수수료도 줄어 이들의 생계는 더 막막하다. 지난해 정부는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을 통해 최고 0.9%였던 매매 수수료율을 0.7%로 낮추고 금액대 별로 요율을 달리 적용했다. 임대차 거래도 0.8%였던 최고 요율을 0.6%로 낮췄다.
강동구 상일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집을 팔려는 매도인도 사려는 매수인도 없는 상황"이라며 "중개수수료가 줄어 수입도 줄었는데, 거래도 안되다 보니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나마 거래라도 성사하면 '공인중개업소들 너무하다. 집값이 올라갈 때는 가두리(집값이 급격하게 오를 때 시세를 묶어두는 일종의 담합행위) 쳐서 거래 유도하더니 집값 내려갈 때는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고 싸게 파는 것 같다', '시장이 좋지 않으니 매도자 설득해 급매로 유도한 것 아니냐'는 원성까지 듣고 있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거래 대부분은 시세보다 수억원 낮은 직거래(증여 추정)나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 내놓는 급매물이어서다.
마곡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마곡동에서 4억원가량 내린 매물이 거래된 이후 문의 전화를 수십통도 넘게 받았다"며 "한 거주자는 다짜고짜 전화해 '집이 왜 이렇게 싸게 팔린 것이냐'며 따지는 분도 있었고, 거래 성사한 부동산이 어디냐는 질문도 받았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한 공인 중개 관계자도 "직거래야 증여 등의 이유로 이뤄지는 것이니 우리도 어쩔 수 없지만,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급매물은 정말 매도자가 급해서 파는 거래였다"며 "매도자의 사정을 봐서 중개해줬는데, 원성을 들으니 난감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
집값이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집주인들도 예민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급등기에 고점 인근에서 집을 매수한 수요자들이 더 민감해졌다. 최근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서 수억원대 하락 거래가 나온 이후 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내 자산이 13억원대였는데 순식간에 10억원으로 만들어준 매도자님 정말 감사하다'며 매도자를 비꼬는 듯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짜증이 난다' , '갑자기 수억원 낮춰서 파니까 내 자산도 급락한 것 같다'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얘기도 쏟아졌다.
최근 집값이 급락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불만은 많다.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C씨는 "주변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다 보니 더 내리지는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졌다"며 "'우리 단지 시세는 버티지 못하고 파는 매도인이 결정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한편 집값은 수주째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5일) 기준 전국 집값은 지난 5월 둘째 주(9일) 이후 15주 연속 떨어졌다. 낙폭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은 12주, 경기와 인천은 각각 29주 하락했다.
매수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월 셋째 주 기준 89.3, 수도권은 86.3, 지방은 92로 모두 기준선인 100 아래를 밑돌고 있다. 기준선인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우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단 얘기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