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中에 영화수출 '0'…한한령 벽 여전히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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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오!문희' 개봉 이후 끊겨
'우영우' '오겜' 등은 불법 유통
'우영우' '오겜' 등은 불법 유통
배우 나문희 주연의 영화 ‘오! 문희’가 중국에서 개봉한 건 작년 12월이다. 한국 영화가 중국 현지 극장에 걸린 건 2015년 ‘암살’ 이후 6년 만이었다. 그러자 2016년 중국 정부가 한국 콘텐츠 수입을 틀어막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그다음 개봉작은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K콘텐츠가 미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를 물들이고 있지만, 예외인 곳이 있다. 한국 콘텐츠 수입을 막고 있는 중국이다. 올초만 해도 국내 콘텐츠 업계는 한국 작품의 중국 수출이 본격 재개될 걸로 기대했지만, 사실상 빗나가는 분위기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편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중국이 한한령으로 경고하는 모양새다.
드라마가 대표적이다. 올 1월 이영애·송승헌 주연의 ‘사임당, 빛의 일기’가 후난TV와 망고TV 공식 채널을 통해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 현지에 방영됐다. 이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인현왕후의 남자’ 등도 아이치이, 텐센트 같은 주요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잇달아 방영됐다. 하지만 5월 이동욱·위하준 주연의 ‘배드 앤 크레이지’를 끝으로 한국 드라마는 더 이상 방영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핵심 동맹의 무게추가 미국 쪽으로 급속하게 쏠린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심의가 느슨한 웹툰 수출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1위 웹툰 플랫폼 ‘콰이칸만화’엔 여러 한국 웹툰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중국은 한국산 영화와 드라마를 수입하는 대신 한국 웹툰을 가져와 중국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두싱웨추’ 원작은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다. 3억달러(약 3924억원)의 수익을 올린 히트작이다. 하지만 한국 웹툰이 원작이라는 출처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상영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고질병’인 불법 복제와 유통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8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이미 중국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도 불법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중국에 진출하지 않았는데도 버젓이 확산한 것이다.
심지어 ‘오징어의 승리’라는 표절 프로그램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콘텐츠 기업 관계자는 “거의 모든 인기작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며 “마땅한 방안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장은 "저작권 보호를 위한 공정한 수익 배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중간 정치적인 갈등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혐오감정 증대, 중국 MZ 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자국중심 애국소비 등 장애물이 많다"며 "하지만 한국 작품을 여전히 좋아하는 중국인들도 다수 있어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K콘텐츠가 미국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를 물들이고 있지만, 예외인 곳이 있다. 한국 콘텐츠 수입을 막고 있는 중국이다. 올초만 해도 국내 콘텐츠 업계는 한국 작품의 중국 수출이 본격 재개될 걸로 기대했지만, 사실상 빗나가는 분위기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편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중국이 한한령으로 경고하는 모양새다.
드라마가 대표적이다. 올 1월 이영애·송승헌 주연의 ‘사임당, 빛의 일기’가 후난TV와 망고TV 공식 채널을 통해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 현지에 방영됐다. 이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인현왕후의 남자’ 등도 아이치이, 텐센트 같은 주요 중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잇달아 방영됐다. 하지만 5월 이동욱·위하준 주연의 ‘배드 앤 크레이지’를 끝으로 한국 드라마는 더 이상 방영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핵심 동맹의 무게추가 미국 쪽으로 급속하게 쏠린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심의가 느슨한 웹툰 수출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1위 웹툰 플랫폼 ‘콰이칸만화’엔 여러 한국 웹툰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중국은 한국산 영화와 드라마를 수입하는 대신 한국 웹툰을 가져와 중국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두싱웨추’ 원작은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다. 3억달러(약 3924억원)의 수익을 올린 히트작이다. 하지만 한국 웹툰이 원작이라는 출처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은 채 상영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의 ‘고질병’인 불법 복제와 유통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8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이미 중국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끈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도 불법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중국에 진출하지 않았는데도 버젓이 확산한 것이다.
심지어 ‘오징어의 승리’라는 표절 프로그램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콘텐츠 기업 관계자는 “거의 모든 인기작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며 “마땅한 방안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호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장은 "저작권 보호를 위한 공정한 수익 배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중간 정치적인 갈등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혐오감정 증대, 중국 MZ 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자국중심 애국소비 등 장애물이 많다"며 "하지만 한국 작품을 여전히 좋아하는 중국인들도 다수 있어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