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강바닥서 뜻밖의 선물이…네로 황제 다리 등 발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가뭄으로 메마른 강에서 유적 발견
유럽 곳곳에서 고대 유적 출토
중국에서도 고대 석불 모습 드러내
유럽 곳곳에서 고대 유적 출토
중국에서도 고대 석불 모습 드러내
연일 폭염으로 인해 가뭄이 지속하자 강바닥에 묵혀 있던 고대 유적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됐다. 유럽 강과 저수지 바닥에서 7000년 전 스페인 유물과 로마 시대 네로황제의 석조다리까지 인류문화 유산이 연달아 나타났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서부 스페인 서부 카세레스주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는 이달 초 수백개의 선사시대 돌기둥이 발견됐다. 스페인판 ‘스톤헨지’로 불리는 ‘과달페랄의 고인돌’로 불리는 유적으로 이베리아반도의 건조한 날씨로 인해 저수지 수위가 총량의 28%를 밑돌자 유적 전면이 노출됐다.
과달페랄의 고인돌은 약 70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1926년 독일 고고학자가 최초로 발견했으나, 1963년 프랑코 독재정권 치하에서 농촌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자 인근에 댐이 건설되며 수몰됐다. 저수지가 구축된 뒤로 1949년 물속에 잠겼지만, 올해 2만 4000㎡ 규모의 면적이 모두 드러난 상태다. 이날 수몰된 아세레도 마을도 옛 모습을 드러냈다.
유럽 곳곳에서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체코에선 강물이 메마를 때마다 이름을 새겼던 ‘기근석’이 모습을 나타냈다. 독일에서도 라인강이 흐르는 프랑크푸르트 남부 보름스와 레버쿠젠 인근 라인도르프 등지에서 기근석이 발견됐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마 티베르강에서는 네로 황제가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 유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다리는 네로 황제가 강 건너편에 있는 자기 모친 아그리피나의 저택에 편하게 가려고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탈리아의 포강 수위가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북서부 피에몬테에서 고대마을의 유적이 나타났다. 롬바르디아 오글리오강에서는 청동기 시절 목재 건축물 토대가 나왔고 인근 코모호수 바닥에선 10만년 전 사슴 해골과 하이에나, 코뿔소 등의 고대 동물 잔해가 발견됐다.
노르웨이에서는 빙하가 녹으면서 철기 시대의 양털 옷과 로마 시대 샌들, 1300년 전 제작된 화살 등이 발견됐다.
중국에서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강바닥에서 옛 불상이 발견됐다. 세계 최대 고(古) 석불인 러산대불이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쓰촨성 러산시 양쯔강 상류 민장강, 칭이강, 다두강이 합쳐지는 지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러산대불의 받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러산대불은 평소에는 강 수위가 높아 받침대를 볼 수 없으며 비가 많이 올 때는 발까지 물에 잠기기도 한다.링윈대불이라고도 불리는 러산대불은 당나라 시기 민강 옆 높은 절벽을 깎아 만들었다. 높이가 71m에 달하는 중국 최대 석불이다
양쯔강 바닥에서는 6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불상은 커다란 바위의 가운데 부분을 파낸 뒤 만든 것으로 보인다. 연꽃 받침 위로 약 1m 크기의 불상이 있고 양옆으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불상 2개가 자리 잡고 있다. 불상은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학술 가치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뭄으로 고대 유적만 출토된 게 아니다. 세르비아 항구도시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에서는 2차 대전 때 탄약과 폭발물이 실린 채로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척이 발견됐다. 이탈리아 포강에선 2차 대전 당시 침몰한 화물선과 나치 군용차 등도 발견됐다. 무게 450kg에 달하는 대형 폭탄이 발견됐을 땐 해체를 위해 인근 주민 3천명이 일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21일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서부 스페인 서부 카세레스주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는 이달 초 수백개의 선사시대 돌기둥이 발견됐다. 스페인판 ‘스톤헨지’로 불리는 ‘과달페랄의 고인돌’로 불리는 유적으로 이베리아반도의 건조한 날씨로 인해 저수지 수위가 총량의 28%를 밑돌자 유적 전면이 노출됐다.
과달페랄의 고인돌은 약 70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1926년 독일 고고학자가 최초로 발견했으나, 1963년 프랑코 독재정권 치하에서 농촌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자 인근에 댐이 건설되며 수몰됐다. 저수지가 구축된 뒤로 1949년 물속에 잠겼지만, 올해 2만 4000㎡ 규모의 면적이 모두 드러난 상태다. 이날 수몰된 아세레도 마을도 옛 모습을 드러냈다.
유럽 곳곳에서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체코에선 강물이 메마를 때마다 이름을 새겼던 ‘기근석’이 모습을 나타냈다. 독일에서도 라인강이 흐르는 프랑크푸르트 남부 보름스와 레버쿠젠 인근 라인도르프 등지에서 기근석이 발견됐다.
이탈리아에서는 로마 티베르강에서는 네로 황제가 건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리 유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다리는 네로 황제가 강 건너편에 있는 자기 모친 아그리피나의 저택에 편하게 가려고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탈리아의 포강 수위가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북서부 피에몬테에서 고대마을의 유적이 나타났다. 롬바르디아 오글리오강에서는 청동기 시절 목재 건축물 토대가 나왔고 인근 코모호수 바닥에선 10만년 전 사슴 해골과 하이에나, 코뿔소 등의 고대 동물 잔해가 발견됐다.
노르웨이에서는 빙하가 녹으면서 철기 시대의 양털 옷과 로마 시대 샌들, 1300년 전 제작된 화살 등이 발견됐다.
중국에서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강바닥에서 옛 불상이 발견됐다. 세계 최대 고(古) 석불인 러산대불이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쓰촨성 러산시 양쯔강 상류 민장강, 칭이강, 다두강이 합쳐지는 지점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러산대불의 받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러산대불은 평소에는 강 수위가 높아 받침대를 볼 수 없으며 비가 많이 올 때는 발까지 물에 잠기기도 한다.링윈대불이라고도 불리는 러산대불은 당나라 시기 민강 옆 높은 절벽을 깎아 만들었다. 높이가 71m에 달하는 중국 최대 석불이다
양쯔강 바닥에서는 6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불상은 커다란 바위의 가운데 부분을 파낸 뒤 만든 것으로 보인다. 연꽃 받침 위로 약 1m 크기의 불상이 있고 양옆으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불상 2개가 자리 잡고 있다. 불상은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학술 가치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뭄으로 고대 유적만 출토된 게 아니다. 세르비아 항구도시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에서는 2차 대전 때 탄약과 폭발물이 실린 채로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척이 발견됐다. 이탈리아 포강에선 2차 대전 당시 침몰한 화물선과 나치 군용차 등도 발견됐다. 무게 450kg에 달하는 대형 폭탄이 발견됐을 땐 해체를 위해 인근 주민 3천명이 일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