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10곳중 8곳이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채용규모는 소규모여서 입사 경쟁률은 치열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시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은 69.1%로 정기공채(12.1%)의 5배에 달했다.
대기업 80% 대졸신입 채용…'한 자릿수 소규모 채용'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앞두고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코로나 재유행,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다행인 것은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 835곳(대기업 102곳, 중견기업 164곳, 중소기업 569곳 대상)이 설문에 응답했다.

◆'채용 회복중인' 대기업

올해 조사에서 특징은 대기업의 채용계획이 2019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 조짐을 보인 것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채용계획 확정 추이를 확인한 결과, 2019년(79.2%), 2020년(69.1%), 2021년(72.5%)에서 올해 80.4%로 80%대를 찍었다. 다시 말해 대기업 10곳 중 8곳은 “하반기에 채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용계획 회복세는 중소기업계도 비슷했다.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 지은 중소기업은 67.1%로 2019년(61.1%), 2020년(49.3%), 2021년(48.3%) 대비 확실히 올랐다. 2020년, 2021년 40%대에 머물렀던 중소기업계에서 높은 채용계획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 팬데믹 시국으로 채용을 축소 또는 중단했던 기업에서 다시 채용을 재개했을 가능성, 그리고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어 당장 채용을 해야 하는 기업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해 채용계획을 확정 지은 중견기업은 64.0%로 2021년(73.7%)에 비해 다소 떨어진 결과를 보였다.

◆"한 자릿수 뽑겠다"

올해 하반기 신입 채용계획을 밝힌 기업 중 404곳을 추려 기업규모별로 분류해봤다. 그 결과, 대기업은 △한 자릿수(38.5%) △두 자릿수(59.0%) △세 자릿수(2.5%)로 나타났다. 작년 대비 한 자릿수는 13.1%p 상승, 세 자릿수는 2.5%로 7분의 1 수준 줄었다.(2021년 하반기 대기업 채용규모, 한 자릿수 25.4%, 세 자릿수 17.7%).

대기업의 기준으로 살펴보면 채용계획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처럼 보이나 한 자릿수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이 훨씬 더 많아졌다. 올 하반기 대규모 신입 채용은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 세 자릿수 채용 기업은 없었고 한 자릿수(56.0%)가 과반이었다. 두 자릿수는 44.0%였다. 작년 대비 한 자릿수 채용은 14.8%p 늘었고 두 자릿수는 9.1%p 줄었다(2021년 하반기 중견기업 채용규모, 한 자릿수 41.2%, 두 자릿수 53.1%). 중소기업은 한 자릿수 채용이 약 95%를 차지했다.

이처럼 채용계획은 예년 수준을 회복 또는 증가했으나 채용규모가 줄어든 데는 상반기 채용목표를 이미 달성해 하반기 채용규모를 조정한 곳이 있을 수 있겠다. 더불어, 기업의 경력직 선호현상과 정기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곳이 늘어났음도 원인일 수 있다.

작년 하반기 공채를 끝으로 수시채용 전환한 SK그룹을 비롯해 최근 삼양그룹까지 국내 기업의 수시채용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정말 수시채용 비율이 늘어났을까?
대기업 80% 대졸신입 채용…'한 자릿수 소규모 채용'

◆수시채용 비율 급증

올해 하반기에는 정기공채/수시채용 중 어떤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할지를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물었다. 그 결과, 수시채용 69.1%, 정기공채 12.1%로 조사됐다. 2019년 조사(수시채용 30.7%, 정기공채 49.6%)와 비교해 최근 몇 년간 채용 트렌드가 많이 변화됐음을 알 수 있다.

기업규모별 채용방식도 알아봤다. 대기업의 정기공채 비율은 20.5%, 수시채용 59.0%, 채용연계형 인턴 20.5%로 나타났다. 대기업 10곳 중 6곳 정도는 수시채용을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중견기업도 10곳 중 2곳(18.0%) 정도는 정기공채를 시행하고 6곳 이상(66.0%)은 수시채용을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또한 정기공채(10.2%)보다 수시채용(70.8%)의 비중이 훨씬 더 컸다.

◆문화·콘텐츠 신입채용 다수

업종별 신입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작년 대비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문화·콘텐츠(68.6%)로 41.3%p나 올랐다. 코로나 기저효과와 함께 디지털 콘텐츠 시장 급성장, 투자 활성화 등이 신입 채용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66.7%)도 작년 대비 35.9%p 올랐다. 채용계획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로는 올해 상반기 자동차·부품의 매출 실적 호조, 전기차 생산 확대 결정 이후 관련 신규 전문인력 확충 등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의류·신발·제조(71.8%)와 △식음료(78.8%), △여행·숙박·항공(46.2%)도 작년 대비 높은 채용계획을 보였다. 각각 31.8%p, 28.8%p, 26.2%p 올랐다. 이유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사람들의 외출이 늘었고 관련 매출과 실적이 좋아지면서 신규 채용계획 또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에너지·전기·가스(65.0%, 작년 대비 15.0%p↑) △기계·금속·조선·중공업(68.9%, 작년 대비 12.5%p↑) △운수·운송(78.9%, 작년 대비 12.2%p↑) △건설·토목·부동산·임대업(64.5%, 작년 대비 12.0%p↑) △예술·스포츠(70.6%, 작년 대비 10.6%p↑) △정유·화학·섬유(69.4%, 작년 대비 7.5%p↑) △IT·정보통신·게임(81.7%, 작년 대비 4.6%p↑) △전자·반도체(76.8%, 작년 대비 3.6%p↑) △의료·의약·바이오(65.1%, 작년 대비 2.3%p↑) 업종도 작년 대비 신입 채용계획이 늘었다.

그러나, 유통·물류 업종의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은 57.6%로 작년 대비 5.3%p 떨어졌고 금융·보험의 하반기 채용계획도 50.0%로 작년 대비 7.7%p 하락했다. 특히, 채용계획이 가장 많이 떨어진 업종은 교육·강의(61.9%)로 작년 대비 12.1%p 내려갔다.
대기업 80% 대졸신입 채용…'한 자릿수 소규모 채용'
인크루트 서미영 대표이사는 “기업의 채용계획은 늘었으나 규모를 줄인 기업이 많아 보인다. 이는 소규모 수시채용의 원인도 있겠고 최근 경기침체 영향 탓에 기업이 긴축경영 체제로 전환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올해 하반기 취업 문이 더 좁아졌음을 체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취업준비생들은 이러한 상황을 참고하고 현실적인 취업전략을 세워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정연우 인크루트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