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회담 메뉴가 '고작' 햄버거였던 즈음에…양국이 한 일 [박종서의 BOOK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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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사무라이와 양키의 퀀텀점프-아베 신조와 미·일동맹의 도약>
“요즘엔 일본이 배후에서 미국을 조종, 끌고나가는 측면도 보인다”
“요즘엔 일본이 배후에서 미국을 조종, 끌고나가는 측면도 보인다”
지난해 5월 2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국을 찾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 가장 화제를 모은 기사 가운데 하나는 음식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그날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주메뉴로 오찬을 했다.
크랩 케이크는 한 달 전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에서 나온 메뉴와 비교됐다. 스가 총리에게는 햄버거가 나왔다. ‘고작’ 햄버거를 받아든 일본 총리를 보며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비교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
한미정상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만났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일본에 대한 푸대접에 우월감과 안도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워싱턴 특파원과 도쿄 특파원으로 7년을 보낸 이하원 조선일보 국제부장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사무라이와 양키의 퀀텀점프-아베 신조와 미·일동맹의 도약>을 출간한 배경이다. 저자는 미일 ‘햄버거 점심’ 회담 이전의 일화들을 소개한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의 바이든은 2020년 11월 스가 전 총리와 통화에서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언급해 주었다. 일본의 ‘고소원불감청(固所願不敢請·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몹시 바라던 바)’을 배려했다. 외무성의 고위 관리는 당시의 통화를 “100점 만점”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직후인 2021년 1월 28일 0시45분.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스가 전 총리와 통화했다. 두 정상은 서로를 요시와 조라고 부르기로 하면서 미일동맹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이하원 부장은 “과거 미일 동맹이 일방적인 미국 주도였다면 요즘엔 일본이 배후에서 조종, 끌고나가는 측변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어께에 올라타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리는 챙기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비명에 떠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미일동맹 관계를 주로 서술했지만 스가 전 총리를 거쳐 기시다 후미오 총리(2021년 10월 취임)까지 연결되는 흐름을 짚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달에 식민지를 건설해 희귀 자원을 들여 오는 계획도 논의하고 있다.
“2021년 12월 기시다 후미오 일 총리 발언은 ‘미·일 동맹의 우주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일본은 미국이 280억 달러를 투입하는 아르테미스 달 탐사 계획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그는 책에서 “일본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아베 전 일본 총리가 고안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슬로건을 계속 사용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국의 안보 협력체 ‘쿼드’의 사실상 사무국 역할도 하고 있다”고도 적었다.
우리가 햄버거와 마스크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일본은 미국과 우주를 이야기했다. 일본 외교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미일 동맹의 비상(飛上)에 대한 현장 기록과 분석이 한미동맹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책에서는 기자들 특유의 문체가 녹여있다. 객관적 사실을 짜임새 있게 나열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외교와 관련해 약간의 배경지식이 있으면 세심하게 기술된 사실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박종서 기자
크랩 케이크는 한 달 전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와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에서 나온 메뉴와 비교됐다. 스가 총리에게는 햄버거가 나왔다. ‘고작’ 햄버거를 받아든 일본 총리를 보며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비교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았다.
한미정상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만났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일본에 대한 푸대접에 우월감과 안도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반면 위기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워싱턴 특파원과 도쿄 특파원으로 7년을 보낸 이하원 조선일보 국제부장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사무라이와 양키의 퀀텀점프-아베 신조와 미·일동맹의 도약>을 출간한 배경이다. 저자는 미일 ‘햄버거 점심’ 회담 이전의 일화들을 소개한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의 바이든은 2020년 11월 스가 전 총리와 통화에서 중국과 영토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언급해 주었다. 일본의 ‘고소원불감청(固所願不敢請·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몹시 바라던 바)’을 배려했다. 외무성의 고위 관리는 당시의 통화를 “100점 만점”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직후인 2021년 1월 28일 0시45분.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스가 전 총리와 통화했다. 두 정상은 서로를 요시와 조라고 부르기로 하면서 미일동맹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이하원 부장은 “과거 미일 동맹이 일방적인 미국 주도였다면 요즘엔 일본이 배후에서 조종, 끌고나가는 측변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어께에 올라타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리는 챙기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비명에 떠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미일동맹 관계를 주로 서술했지만 스가 전 총리를 거쳐 기시다 후미오 총리(2021년 10월 취임)까지 연결되는 흐름을 짚고 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달에 식민지를 건설해 희귀 자원을 들여 오는 계획도 논의하고 있다.
“2021년 12월 기시다 후미오 일 총리 발언은 ‘미·일 동맹의 우주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일본은 미국이 280억 달러를 투입하는 아르테미스 달 탐사 계획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 중이다.”
그는 책에서 “일본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아베 전 일본 총리가 고안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슬로건을 계속 사용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국의 안보 협력체 ‘쿼드’의 사실상 사무국 역할도 하고 있다”고도 적었다.
우리가 햄버거와 마스크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일본은 미국과 우주를 이야기했다. 일본 외교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미일 동맹의 비상(飛上)에 대한 현장 기록과 분석이 한미동맹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책에서는 기자들 특유의 문체가 녹여있다. 객관적 사실을 짜임새 있게 나열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외교와 관련해 약간의 배경지식이 있으면 세심하게 기술된 사실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