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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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차기 전당대회에 이준석 전 대표가 재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전대를 치르기 전 한달 전께 후보 등록을 마감하기 때문이다. 전대 시기로 ‘내년 1월 말~2월 초’이 유력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 1월 8일까지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는 후보 등록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인 전주혜 의원은 22일 KBS 라디오에 나와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 등록 시점이다. 당 대표 선출 과정이 40~50일 걸린다”며 “(이럴 경우) 전대 시기를 1월 말~2월 초로 가정한다 해도 후보 등록은 12월이기 때문에 이 전 대표의 출마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여권에선 전당대회 시기로 △정기국회 기간(9~12월 초) 중인 9월 말~10월 초 △국감(10월 초중순)을 마친 뒤인 11~12월 △정기국회 임기가 끝난 뒤인 연말 또는 내년 초 등이 거론돼 왔다. 이중 ‘연말·내년 초 전대’ 주장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국정감사와 예산심의 일정으로 전대를 열기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다 21일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한 방송에 나와 “12월에 전당대회 (준비) 일정을 시작하면 내년 1월 말이나 2월께 새 지도부가 뽑힐 것”이라고 말하면서 연말이 아닌 ‘내년 1월 말~2월 초 전대’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내년 초 징계가 만료되는 이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막으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1월 말이나 2월 초에 전대가 열리더라도 이 전 대표의 출마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8일까지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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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전당대회 일정을 보면, 당대표 후보 등록은 전대가 열리기 한달 전께 마무리된다. 지난해 6월 11일 치러진 전당대회의 경우 5월 19일 후보자 등록 공고가 게시된 뒤 같은 달 22일 후보 등록을 마감했다. 이후 비전발표회, 지역 합동연설회, TV토론회 등 일정을 거치는 데 3주가량 걸렸다.

결국 이 전 대표가 차기 전대에 나가기 위해선 당원권 정지가 풀리는 1월 9일 이후 후보 등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당원권 정지가 있기 때문에”라며 이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가 어려울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전대 시기를 두고 당내 잡음은 여전하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21일 "당의 비상상황을 해를 넘기면서까지 해소시키지 못해 새해 벽두 새 출발 때에도 여전히 비정상 상태를 지속한다면 자칫 국정 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1말2초' 전당대회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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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그동안 조기 전대를 줄곧 주장해왔다. 집권 여당이 비대위 상황을 길게 끌고 가면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4선 중진에 원내대표를 지내 당내 기반이 두터운 김 의원으로선 최대한 이른 시일에 전대를 여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주 위원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차기 전대 시점에 대해 "25∼26일 연찬회에서 그 문제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대 시기는 가처분 문제 등 불확실한 요소가 제거됐을 때 확정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 또 당원과 의원들의 의견이 모이면 그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