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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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했던 윤영찬 의원(사진)이 송갑석 의원을 지지한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정치권에서는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두 후보의 단일화가 친이재명계의 압승이 예상되던 최고위원 선거의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윤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사퇴를 발표했다. 윤 의원은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려 했지만, 전대를 통해 이를 저지하는 길은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전날 치러진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까지 6.63% 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8명의 후보 중 5명이 당선되는 선거에서 7위인 만큼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이다.

윤 의원은 사퇴하면서 송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비수도권 후보로 유일하게, 꿋꿋하게 균형발전을 외쳐 온 송 의원이 지도부에 들어간다면 전국 곳곳에 국민에게 충실한 대변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누적 득표율 9.09%로 8명의 후보 중 6위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퇴가 사실상 ‘친명 최고위원회’의 출범을 저지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고위원 선거는 서울·경기 당원 투표와 전국 대의원 선거, 여론조사 발표를 남겨놓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정청래 의원(누적 득표율 26.4%)이 선두를 달리고, 고민정 의원(23.39%)이 뒤쫓고 있다. 당선권인 3위에서 5위에는 장경태(10.84%)·서영교 (10.84%)·박찬대(9.47%) 의원이 있다.

5위 이내의 후보 가운데 고 의원을 제외한 4명의 의원은 공개적으로 당 대표 후보 이재명 의원을 지지한다고 밝힌 친명계 의원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친문 성향 당원들의 표가 고 의원과 송 의원으로 결집된다면 송 의원의 지도부 입성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고, 송 의원은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비서실 부실장을 맡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최고위가 당 대표와 원내대표, 당선직 최고위원 5명과 당 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2명으로 구성되는 만큼 송 의원이 당선돼도 지도부 내부에서 이 의원의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호남 지역구 의원이면서 친문 성향이 강한 송 의원이 지도부에 입성하면 민주당이 수도권·이재명계 중심으로 흘러가는 상황을 견제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