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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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미국 건강관리업체 시그니파이헬스 인수 경쟁에 합류했다. 인수 규모는 10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아마존은 시그니파이헬스 경영진에 인수 의사를 표명했다. 시그니파이헬스는 인수 입찰안을 논의하기 위해 22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이미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 약국체인업체 CVS헬스, 가정 내 건강관리 업체인 옵션케어등 최소 3곳이 인수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인수 규모가 80억달러(약 10조7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그니파이헬스는 지난해 뉴욕증시에 상장한 기업이다. 의료진이 가정을 직접 방문해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진단 등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주 사업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헬스가 주당 30달러를 웃도는 입찰가로 최고액을 부른 상황이다. 지난 19일 시그니파이헬스 주가(21.20달러)보다 42% 높은 가격이다. 아마존이 제안한 입찰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그니파이헬스 이사회는 이르면 이번주 중 인수 협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건강관리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상태다. 경영진이 올 초 기업 정신을 담은 ‘반복적 혁신’의 첫 사례로 건강관리 사업을 꼽기도 했다. 아마존은 지난달 21일 진료전문업체인 원메디컬을 39억달러(약 5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에도 합의했다. 미국 전역에서 원격진료가 가능한 의료 서비스인 ‘아마존케어’는 이미 공급 중이다. 연내 미국 주요 도시 20곳에서 대면 의료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호텔 힐튼 등 기업 6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아마존이 입찰 경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인수 성사까진 험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아마존이 원메디컬 인수도 병행 중인 만큼 미국 규제기관이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검토할 수 있어서다. 유나이티드헬스도 건강관리업체 체인지헬스케어를 130억달러(약 17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해 1월 발표했다가 미국 법무부에서 소송을 당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