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블비치 자동차 축제서 EV 콘셉트카 'L100' 공개
2026년까지 전기차 4종 내놓을 계획
모기업 포드의 전기차 사업 확장 전략과 발 맞춰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링컨을 이끌고 있는 조이 팔로티코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미국 페블비치골프링크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링컨의 미래 전기차의 청사진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링컨은 이곳에서 18일부터 이날까지 열린 세계적인 자동차 축제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서 회사의 두 번째 전기차 콘셉트카인 '링컨 L100 콘셉트'를 선보였다.
링컨 L100 콘셉트는 미국 3대 완성차 업체 포드가 링컨을 인수한 1922년에 제작된 '링컨 모델 L'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외계인처럼 하늘에서 뚝떨어진 것 같은 특이한 디자인이 아니라 전통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혁신을 통해 자동차의 영역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게 링컨의 생각이다.
팔로티코 CEO는 "미래의 자동차는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라며 "여행을 놀라울 정도로 편리하게 해주는 바퀴 달린 슈퍼컴퓨터"라고 정의했다. 그는 "새로운 콘셉트카는 단순히 세단이 아니라 '거실'"이라고 말했다. L100은 1열 시트를 뒤로 돌려 2열의 동승자와 마주바라볼 수 있게 설계됐다. 자율주행을 통해 이용자가 운전을 하지 않으면서도 거실처럼 넓은 공간에서 동승자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팔로티코 CEO는 "전기차의 가장 큰 기회는 차량 내부의 디지털 경험"이라며 "자동차 기술이 사용자의 삶의 한 방식이 되고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링컨의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링컨은 올 들어 전기차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첫 번째 전기차 콘셉트카 스타를 내놓으며 전기차로 전환을 알렸다. 2025년까지 전기차 3개 모델을 내놓고 2026년에 1개 모델을 추가해 총 4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링컨의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 판매량의 9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모기업인 포드의 전기차 확장 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 포드는 올 3월 전기차 사업부를 내연기관 사업부와 분리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5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전기차 200만대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게 포드의 목표다. 이는 전세계 전기차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숫자다. 또 2030년까지 포드 전체 자동차 생산의 절반을 전기차에 할애하겠다는 장기 목표도 공개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테슬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량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상황에서 이런 야심찬 목표가 달성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달 "내년 말까지 전기차 연간 60만대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충분한 배터리 생산 용량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전기차로 전환계획에 지속적으로 힘을 싣고 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