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세계수출 中의존도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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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제품 비중 13→15%로
코로나 초기 공장 정상화 특수
인플레 여파 소비재값 상승도
코로나 초기 공장 정상화 특수
인플레 여파 소비재값 상승도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수출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탈중국’을 위한 공급망 재편에 나섰지만 지난 2년 사이 중국산 제품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D) 자료를 인용해 세계 상품 수출액(달러 기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3.2%에서 2021년 말 15.1%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8.6%에서 7.9%로 줄었다. 독일은 7.8%에서 7.3%로, 일본은 3.7%에서 3.4%로 감소했다. WSJ는 “미국과 일부 동맹국이 국가 안보와 공급망 문제를 우려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지난 2년 동안 세계 최대 공산품 공급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중국 공장들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던 서방 국가들로부터 마스크, 진단키트 등 저가 의료장비 주문이 몰려들었다.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일찌감치 회복한 중국은 이들 제품 수출을 빠르게 늘렸다.
UNCTD에 따르면 중국의 전자제품 수출 비중은 2019년 38%에서 2021년 42%로 증가했다. 미국 등 선진국이 코로나19 지원금을 넉넉히 지급하면서 소비자들의 중국산 제품 구입도 증가할 수 있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코로나19 특수가 수그러들었지만 중국의 수출 호황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수출량 자체보다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중국 세관이 발표한 상품 및 서비스 지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불어났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재 가격이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출량은 5.5% 증가에 그쳤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중국의 시장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의 태양광 전지 수출액은 259억달러(약 35억달러)로 1년 전보다 113% 증가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판매에 힘입어 월간 신기록인 약 29만 대를 달성했다. 저가 상품을 넘어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등으로 수출 영역을 넓히면서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 덕분에 중국의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는 1000억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무조건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 호조뿐 아니라 내수 위축에 따른 수입 부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금융학과 교수는 “중국의 무역 데이터를 경제 성과로 보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제조업체에 대한 저렴한 대출과 보조금에 초점이 맞춰져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의 불균형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D) 자료를 인용해 세계 상품 수출액(달러 기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13.2%에서 2021년 말 15.1%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8.6%에서 7.9%로 줄었다. 독일은 7.8%에서 7.3%로, 일본은 3.7%에서 3.4%로 감소했다. WSJ는 “미국과 일부 동맹국이 국가 안보와 공급망 문제를 우려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은 지난 2년 동안 세계 최대 공산품 공급국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중국 공장들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던 서방 국가들로부터 마스크, 진단키트 등 저가 의료장비 주문이 몰려들었다.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일찌감치 회복한 중국은 이들 제품 수출을 빠르게 늘렸다.
UNCTD에 따르면 중국의 전자제품 수출 비중은 2019년 38%에서 2021년 42%로 증가했다. 미국 등 선진국이 코로나19 지원금을 넉넉히 지급하면서 소비자들의 중국산 제품 구입도 증가할 수 있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코로나19 특수가 수그러들었지만 중국의 수출 호황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수출량 자체보다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중국 세관이 발표한 상품 및 서비스 지표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불어났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재 가격이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수출량은 5.5% 증가에 그쳤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중국의 시장점유율도 확대되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의 태양광 전지 수출액은 259억달러(약 35억달러)로 1년 전보다 113% 증가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판매에 힘입어 월간 신기록인 약 29만 대를 달성했다. 저가 상품을 넘어 반도체, 스마트폰, 전기차 등으로 수출 영역을 넓히면서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 덕분에 중국의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는 1000억달러를 넘겼다. 하지만 무조건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 호조뿐 아니라 내수 위축에 따른 수입 부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금융학과 교수는 “중국의 무역 데이터를 경제 성과로 보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제조업체에 대한 저렴한 대출과 보조금에 초점이 맞춰져 소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의 불균형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