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2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무부의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 개정과 문재인 정부 관련 검찰의 ‘표적 수사’ 논란, 감사원의 특별감사 등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이날 법사위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재해 감사원장의 출석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법무부의 검수원복 시행령 개정이 검찰 수사권을 제한한 기존 법안의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훼손했다고 주장하면서 한 장관에게 경위와 정당성을 따져 물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검찰청·형사소송법을 패스트트랙 이전으로 돌리는 개정”이라며 “(검찰 수사권을) 제한하는 시행령을 가지고 수사권을 오히려 확대하는 개정안으로 만들었다. 행정조직 법정주의의 가장 나쁜 예이며 위헌, 위법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도 “법은 근본정신이 있는데, 법체계 혹은 문헌상의 작은 틈새, 허점, 이런 걸 갖고 법의 근본정신과 취지를 흔들어버리는 행위는 ‘법 기술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법무부는 지난 11일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을 입법예고했다. 올 5월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9월 10일)을 앞두고 검찰의 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 수사권의 상당 부분을 되살렸다.

한 장관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지난 1년 반 동안 확인된 부정부패 대응 약화와 수사 지연 등의 국민 피해를 법률이 정확히 위임한 범위 내에서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완하려는 것”이라며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최소 필요한 내용의 시행령을 만든 것”이라고 반박했다. 꼼수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진짜 꼼수라면 위장탈당이라든가 회기 쪼개기 같은 게 꼼수 아니겠나.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맞섰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검수완박 법안이) 위장탈당, 회기 쪼개기라는 편법이 자행돼 위헌성이 강한 부분이 있는데 헌법재판소가 소극적·편향적으로 대응한다”며 검수완박 법안 관련 권한쟁의심판을 맡은 헌재를 압박하기도 했다.

여야는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조작’ ‘탈북어민 북송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과 관련된 검찰의 압수수색 등을 놓고도 격돌했다. 민주당은 지도부까지 가세해 “법무부와 감사원이 전 정권을 상대로 ‘표적 수사·감사’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정치보복수사 대책위원회에서 “윤석열 정권이 민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치보복에 더욱 골몰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서 이렇게 올라오지 않았느냐. 윤 정부 검찰도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전통을 이어가야 하지 않겠나”고 직격했다. 검찰은 이날 탈북어민 북송 사건,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