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저는 생각보다 잘 자라니 너무 전전긍긍마세요" [박종서의 신문사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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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셋째 주에 가장 많이 소개된 책 <부모는 중요하지 않다>
<세금의 흑역사>도 신문사 출판담당 기자들에게 큰 관심
<세금의 흑역사>도 신문사 출판담당 기자들에게 큰 관심
(편집자주) 언론사에는 매일같이 신간 소포가 배달됩니다. 책소개를 바라는 출판사들이 꼬박꼬박 보내줍니다. 일주일이 되면 100권이 넘게 쌓이는데 지면의 제약으로 그 중에서 몇 권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신문사들은 어떤 책을 골랐을까요. 신문사 6곳이 주말마다 제공하는 서평들의 아이템을 살펴봤습니다. 신간 한 권 사실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육아로 전전긍긍하는 엄마 아빠에게 ‘단비’같은 책이 나왔습니다. <부모는 중요하지 않다>는 신간입니다. 조사대상 6개 신문사 가운데 5곳에서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어떻게 키워도 애들은 잘 자라…너무 스트레스받지 말라”(한국경제신문)는 이야기만 들어도 다소 안심이 됩니다.
그들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세계 각국의 양육법을 보면 천차만별이지만, 어떻게 키워도 아이들은 대체로 잘 자라더라.” 물론 아이들을 막 키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생각보다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라지만 ‘이 거’라도 어딥니까.
창문이 몇 개나 달렸는지에 따라 부과하는 창문세, 수염을 기른 사람에게 매기는 수염세, 공공화장실에서 소변을 가져가는 양털가공업자에게 과세하는 세금까지 황당한 세금이 꽤 많았습니다. 조선일보는 “‘빚’에 세금을 부과하자…사람들은 창문을 없애기 시작했다”는 제목을 달아 창문세의 부작용을 짚어냈습니다.
다만 세금을 비꼬기만 하지 않습니다. 구은서 한경 기자는 “‘바보 같은 세금’에 대해 불평하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약간의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고 평가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신용카드도 없고 월급통장도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 독자 여러분은 무슨 수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시겠습니까. 혹시 ‘창문의 개수’를 떠올리지는 않으셨을까요. <자연은 우리가 살찌기를 바란다>는 책도 출판기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비만에 대한 책으로 왜 살이 찌는지를 살펴봅니다. 이 책도 4곳의 신문사에서 소개를 했네요. 미국에서 25년 넘게 의사와 임상과학자로 일해온 리처드 J 존슨 콜로라도대 의대 교수는 비만의 원인을 ‘프럭토스’에서 찾습니다.
프럭토스는 음식에서 단맛이 나게 하는 과당이라고 하는데 ‘곤궁기’에 대비해 지방을 저장하게 돕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대인 비반의 주범 단당류 섭취 줄여야(동아)’ 같은 제목이 달렸나 봅니다.
그렇다면 단당류는 무엇일까요. 과일과 꿀이라고 하네요. 무화과 망고 청포도 수박 등에는 프럭토스 함량이 높다고 합니다.
<기차시간표 전쟁>은 경향 동아 한국경제신문에서 소개했습니다. ‘기차 시간표대로 짜인 1차 세계대전 시간표…종착점은 어디였을까(경향)’ 등의 제목이 달렸는데요. “1차 대전이 기차 시간표 때문에 발발했다”라는 식으로 포장을 하고 있어서 선뜻 손길이 가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엄마 아빠, 저는 생각보다 잘 자라니 너무 걱정마세요"
‘모든 게 부모 탓? 정상적 양육법에 던지는 물음표(동아)’ ‘세상은 넓고 양육 방식은 다양하다(중앙)’ ‘아이는 모두 부모 책임? 애착 육아 강박은 잊어라(조선)’ ‘양육을 두려워 말라…아이에겐 회복탄력성이 있다(한국)’ 등 다른 신문사들도 비슷비슷한 제목을 달았습니다. 책의 저자는 미국의 부부 인류학자인 로버트 러바인 하버드대 교수와 세라 러바인 박사입니다. 그들은 지난 50여 년간 전 세계 아동·양육에 대해 연구를 해왔습니다.그들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세계 각국의 양육법을 보면 천차만별이지만, 어떻게 키워도 아이들은 대체로 잘 자라더라.” 물론 아이들을 막 키우라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생각보다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라지만 ‘이 거’라도 어딥니까.
세금에 문제 많다는 건 언제나 관심을 끈다
두 번째로 서평이 많은 책은 <세금의 흑역사> 였습니다. 이 책을 보자마자 서평 섹션의 머릿기사는 정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빼앗아가는 ‘돈’에 문제가 많다니 얼마나 속시원한 내용입니까. 동아 조선 한국 한국경제신문 등 4곳이 대문짝 만하게 다뤘습니다.창문이 몇 개나 달렸는지에 따라 부과하는 창문세, 수염을 기른 사람에게 매기는 수염세, 공공화장실에서 소변을 가져가는 양털가공업자에게 과세하는 세금까지 황당한 세금이 꽤 많았습니다. 조선일보는 “‘빚’에 세금을 부과하자…사람들은 창문을 없애기 시작했다”는 제목을 달아 창문세의 부작용을 짚어냈습니다.
다만 세금을 비꼬기만 하지 않습니다. 구은서 한경 기자는 “‘바보 같은 세금’에 대해 불평하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약간의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고 평가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신용카드도 없고 월급통장도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면 독자 여러분은 무슨 수로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시겠습니까. 혹시 ‘창문의 개수’를 떠올리지는 않으셨을까요. <자연은 우리가 살찌기를 바란다>는 책도 출판기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비만에 대한 책으로 왜 살이 찌는지를 살펴봅니다. 이 책도 4곳의 신문사에서 소개를 했네요. 미국에서 25년 넘게 의사와 임상과학자로 일해온 리처드 J 존슨 콜로라도대 의대 교수는 비만의 원인을 ‘프럭토스’에서 찾습니다.
프럭토스는 음식에서 단맛이 나게 하는 과당이라고 하는데 ‘곤궁기’에 대비해 지방을 저장하게 돕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대인 비반의 주범 단당류 섭취 줄여야(동아)’ 같은 제목이 달렸나 봅니다.
그렇다면 단당류는 무엇일까요. 과일과 꿀이라고 하네요. 무화과 망고 청포도 수박 등에는 프럭토스 함량이 높다고 합니다.
<기차시간표 전쟁>은 경향 동아 한국경제신문에서 소개했습니다. ‘기차 시간표대로 짜인 1차 세계대전 시간표…종착점은 어디였을까(경향)’ 등의 제목이 달렸는데요. “1차 대전이 기차 시간표 때문에 발발했다”라는 식으로 포장을 하고 있어서 선뜻 손길이 가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