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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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소비자가 향후 1년간 예상하는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실제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쳐 물가가 꺾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4%대로 높은 수준을 보여 물가 정점을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4.7%)보다 0.4%포인트 내린 4.3%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12월(-0.1%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글로벌 물가 흐름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하반기 물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 등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준 듯하다"며 "최근 유가 등이 소폭 하락한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보면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19.2%로 가장 많았다. '4∼5%'(17.9%), '3∼4%'(17.6%) 등이 뒤를 이었다.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농·축·수산물(47.5%), 석유류 제품(47.0%), 공공요금(45.6%)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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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 인식'은 5.1%로 지난달과 같았다. 황 팀장은 "유가가 잠깐 하락했지만, 폭우 등으로 식품·채소류 등 생활 물가는 오른 상태"라며 "이에 따라 물가 인식이 여전히 높게 나타났지만, 하반기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 기대를 반영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8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49로 전월(152)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 이후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는 다소 약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내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이 지수는 100을 웃돈다. 지난달보다 금리 상승을 전망한 비중이 줄었다는 의미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8로, 1개월 전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하던 CCSI는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지만, 지난달보다는 소비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가격전망지수(76)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세가 확대되고 매수심리 위축, 시장 금리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