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업장 찾은 이재용…다음 행선지로 '미국'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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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 尹 유엔 총회 경제사절단 참석 가능성
尹-바이든-JY, 삼성 팹 착공식에서 만날 수도
尹-바이든-JY, 삼성 팹 착공식에서 만날 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208/01.30994873.1.jpg)
미국 신규 반도체 팹 건설 현장 방문할 듯
2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하며 몸을 푼 이 부회장이 곧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복권 후에도 삼성물산 부정회계 및 바이오로직스 부당합병 혐의 등 재판으로 주 1회 재판에 출석하고 있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다음 달 추석 연휴 기간엔 재판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이때를 활용해 해외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복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국내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이는 반도체를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해달라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행보였다. 당시 이 부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라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초심을 강조했다.
국내에선 기흥을 우선 방문했다면 해외에선 미국 신규 반도체 팹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새롭게 만들어진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대한 조율과 '칩4' 리스크 관리를 통해 반도체에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 반도체법 통과에 따라 삼성전자가 미국에 건설 중인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의 세제 혜택 등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점에서 현지 방문 가능성이 크다. 착공식 준비는 모두 마쳤지만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행사 시기 확정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미국 방문에 맞춰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팹을 짓기 위해 삼성전자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틀간 테일러시의 윌리엄슨 카운티 엑스포센터에서 '테일러 건설 현장 취업 박람회'를 개최한다는 점도 착공식이 임박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208/01.30994872.1.jpg)
앞서 삼성전자는 테일러 파운드리 구축을 위해 산발적으로 엔지니어를 채용해 왔다. 지난달 삼성전자 오스틴 법인은 테일러시에서 일할 공조·가스 설비 운영 매니저와 유지관리 매니저를 뽑았다. 팹 건설을 위한 인프라 조성에 필수적인 인력이다. 현지 경력직 중심으로 파운드리 관련 엔지니어를 지속적으로 발굴,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테일러시를 중심으로 미국 현지 인력 채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팹 착공식서 바이든 대통령 재회할까
착공식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석 연휴가 맞물리는 내달 13일은 유엔총회 개막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시점을 고려해 착공식이 진행되면 지난 5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만났던 이 부회장과 윤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이 4개월여 만에 재회하는 모습이 재연된다.최근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무역질서가 급격히 재편되며 반도체는 한미 경제안보동맹의 핵심축으로 급부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았을 정도로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막중하다. 미국 주도로 한국·대만·일본을 끌어들여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를 결성하려는 '칩4' 협력 논의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민간 외교관' 역할에도 기대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반도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https://img.hankyung.com/photo/202208/01.30994874.1.jpg)
세계박람회 유치 위해 중동 출장 가능성도 제기
대형 인수합병(M&A)을 타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의 NXP, 독일 인피니언 등과 반도체 설계기업인 영국의 ARM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올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126조원에 달해 자금은 충분하다.이 부회장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중동 등 외교전이 쉽지 않은 지역으로 해외 출장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에 힘쓴 바 있어 이 부회장도 국익을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19일 경기도 화성캠퍼스에서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208/01.30994871.1.jpg)
해외 출장과 별개로 당분간 이 부회장이 내부 조직 정비 차원에서 임직원 소통에 집중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기흥캠퍼스 R&D 기공식을 마친 뒤 화성캠퍼스로 이동해 임직원과 간담회를 갖고 향후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