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헝가리에서 기상청의 빗나간 예보로 두 명의 관계자가 해고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헝가리 정부가 지난 20일 국경일 기념 불꽃축제를 7시간 앞두고 기상당국의 폭풍우 경고를 이유로 행사를 미뤘다. 그러나 당일 저녁 날씨는 평온했고 기상청장과 부청장은 오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헝가리에서 8월 20일은 ‘성 이슈트반의 날’로 불리며, 헝가리 왕국의 탄생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전국에서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데 특히 국회의사당 인근 다뉴브강에서 쏘아올리는 불꽃놀이는 ‘세계 3대 야경’으로 꼽힐 만큼 성대한 행사다.

이날도 수도 부다페스트 중심부 다뉴브강 연안의 5㎞를 따라 240개의 지점에서 약 4만개의 불꽃이 발사될 준비가 돼 있었다. 시민 200만명 가량 몰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기상청이 강력한 폭풍이 부다페스트를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정부는 행사를 일주일 연기했는데 하필 이 예보가 빗나간 것이다.

기상청은 다음날 페이스북에 “가장 가능성이 낮은 결과가 발생했고 불확실성은 일기예보의 일부”라며 공개 사과문을 올렸지만, 오보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라즐로 팔코비치 혁신기술부 장관은 월요일 즉시 기상청 관계자 2명을 해고했다.

이에 헝가리의 반응은 엇갈렸다. 불꽃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이웃나라 우크라이나의 전쟁 기간에 불꽃놀이를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에 약 10만명이 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지지자들은 기상청의 무능함에 분노하며 토요일에는 예정대로 축제가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

한편 2006년에 헝가리 정부가 기상청의 경고를 무시하고 국경일 행사를 강행했다가 다뉴브강 유역에 시속 100㎞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