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실적 추정치 악화 기업 급격하게 늘어"
[마켓PRO] 베어마켓 랠리 끝? "문제는 실적, 주식시장 매력이 사라졌다"
지난 이틀 새 급락한 뉴욕 증시에 대해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잠깐의 베어 마켓(약세장 속 반등) 파티를 마친 증시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상승세가 꺾인 기업 실적이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 윌슨 모건 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2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주식시장이 연초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비관론을 펼친 이유는 그간 증시 발목을 잡아온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인플레이션이 아닌 '기업 실적'이었다.

그는 "주식에 대한 주요 관심사는 더 이상 인플레이션이나 이에 대응하는 연준의 반응이 아니라 성장 전망"이라고 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난 6월 극에 달한 가운데 5월부터 시장의 기업 컨센서스가 모건스탠리가 제기해온 부정적인 전망 쪽으로 강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근래 펼쳐진 베어마켓 랠리는 예상을 벗어난 상승세였다고도 했다. 그가 "이번 랠리는 보통의 약세장에 대한 당사의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고백한 이유다. 하지만 "더 상승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약세장을 강세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감정적으로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약세장의 종말을 선언하고 빠르면 올해 말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여긴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강한 징후가 있지만, 우리가 보기에 연준의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경제적으로나 실적 증가의 관점에서 성장의 바닥권에 도달했음을 시사하는 데이터 포인트는 거의 없다"고 했다.

오히려 "당사의 다른 선행 지표들과 함께 실적 추정치가 감소하는 기업들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좀 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향후 12개월간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성장 기대가 너무 높다는 확신이 든다"며 "실적 추정치가 하락하는 주식 시장은 결코 반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PER이 현재 17.4배 수준인데, 앞으로 있을 기업들의 실적 감소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는 설명이다.

그는 "주식은 많은 지표에서 거의 기록적인 과매도 상태에 도달하면 전형적으로 약세장 반등을 경험했다"며 "연준이 향후 구도에서 여전히 매우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실적 추정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주식 시장은 거의 연초 만큼이나 매력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결국 최근 시장이 불필요하게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리스크 프리미엄(위험보상)이 크게 줄어 상승폭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되레 Fed의 강경론에 더해 기업 실적 악화라는 두 가지 악재가 더해져 시장은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봤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