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두번째 주주서한 받은 에스엠…이번엔 진짜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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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을 정리해야만 하는 이유
①이수만 지분 매각이 사실상 무산
②얼라인 측 감사가 이미 활동중…소송서 유리
③내년 얼라인 측이 이사진을 다 바꿀 수 있다 에스엠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으로부터 두 번째 주주 서한을 받았습니다. 올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얼라인 측이 내세운 감사가 선임됐음에도 에스엠 측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역시 감사 선임 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관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이번에야말로 에스엠은 바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에스엠을 둘러싼 상황과 향후 시나리오를 마켓PRO가 정리해봤습니다.
정기주주총회 이후 에스엠 측은 주주들의 요구사항을 전향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지만 여태껏 아무 변화가 없었습니다. 에스엠 측은 올해 상반기에도 114억원을 라이크기획에 지급했는데, 이는 해당 기간 영업이익(386억원)의 30%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행동주의에 대한 회의감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감사까지 선임했음에도 회사의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단 겁니다. 다만 최근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카카오와 이수만 프로듀서 간 지분 인수 계약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입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카카오 측에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회사의 주도권이 카카오로 넘어갑니다. 카카오 측에서는 이수만 프로듀서 개인에게만 득이 되는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에스엠 스스로 변화하지 않아도 지분 매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던 셈입니다.
소송 위기를 어떻게든 넘긴다고 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 측이 아예 이사진을 싹 갈아치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에스엠의 이사 전원(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은 내년 3월 27일로 임기가 종료되므로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시 선임을 받아야 합니다. 얼라인 측이 이사 후보를 내세운다면 표 대결로 맞서 이겨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 주주총회에서 기관 등 주주들은 얼라인 측에 표를 몰아줬습니다. 감사 선임 건에 대해 803만주 중 653만주가 얼라인 측 감사 후보에 몰렸으니까요. 에스엠 지분을 5% 이상 들고 있던 국민연금공단과 KB자산운용, 그리고 3% 이상 들고 있던 노르웨이국부펀드까지 모두 얼라인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과거 KB자산운용의 변화 요구에도 무시로 일관한 에스엠에 대해 여의도는 분노해 있었고, 이젠 더 이상 가만있지 않겠다는 걸 보여줬던 겁니다.
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간다면 별 의견이 없던 기관들도 동참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관들의 의결권 행사 내역은 기록으로도 남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얼라인 측의 편을 들어준 상황이기도 하고요. 한 시장관계자는 "이번 에스엠 정기주총 때도 별생각 없이 에스엠 측에 찬성표를 던졌던 기관이 시장 분위기기가 심상찮다는 것을 감지하고 주총 당일날 에스엠으로부터 표를 회수해서 얼라인 측에 다시 찬성표를 던지는 일도 있었다"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이수만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이사진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구성돼 있을 때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겁니다.
증권가에선 얼라인과 에스엠 측의 대결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주주행동주의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정석 주주행동주의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지켜볼 만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에스엠 측의 고질적인 가버넌스 문제가 이번 기회에 시정되면 적정 기업가치가 상승하며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스엠 프로필(8월23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6만6100원
PER(12개월 포워드): 19.94배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912억원(35.10% 증가)
목표주가: 9만7438원(3개월 전)→9만7231원(현재)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에스엠이 라이크기획을 정리해야만 하는 이유
①이수만 지분 매각이 사실상 무산
②얼라인 측 감사가 이미 활동중…소송서 유리
③내년 얼라인 측이 이사진을 다 바꿀 수 있다 에스엠이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으로부터 두 번째 주주 서한을 받았습니다. 올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얼라인 측이 내세운 감사가 선임됐음에도 에스엠 측의 변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역시 감사 선임 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관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이번에야말로 에스엠은 바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에스엠을 둘러싼 상황과 향후 시나리오를 마켓PRO가 정리해봤습니다.
매각 물넘어가면 에스엠은 바뀌어야 한다
지난 17일 얼라인은 에스엠 이사회에 두 번째 주주 서한을 보냈습니다. 다음 달 15일까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문제 개선 계획과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서면으로 발표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로, 매년 인세 명목으로 에스엠으로부터 수백억 원씩을 챙겨가고 있습니다. 얼라인 측은 이를 시정하라며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감사 후보를 내세워 표 대결에서 승리했고, 그렇게 선임된 감사가 현재도 활동 중입니다.정기주주총회 이후 에스엠 측은 주주들의 요구사항을 전향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지만 여태껏 아무 변화가 없었습니다. 에스엠 측은 올해 상반기에도 114억원을 라이크기획에 지급했는데, 이는 해당 기간 영업이익(386억원)의 30%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행동주의에 대한 회의감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감사까지 선임했음에도 회사의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단 겁니다. 다만 최근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카카오와 이수만 프로듀서 간 지분 인수 계약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기 때문입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카카오 측에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회사의 주도권이 카카오로 넘어갑니다. 카카오 측에서는 이수만 프로듀서 개인에게만 득이 되는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에스엠 스스로 변화하지 않아도 지분 매각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었던 셈입니다.
얼라인은 내년 이사진을 갈아치울 수 있다
매각 논의가 무산되면 에스엠은 직접 라이크기획 문제를 스스로 정리해야 합니다. 물론 에스엠 측이 얼라인 측의 요구를 무시하고 이 계약을 정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과거 KB자산운용의 라이크기획 정리 요구를 무시했던 것처럼요.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우선 얼라인 측이 소송까지 감안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입니다. 얼라인 측이 내세운 감사가 현재 활동 중이기 때문입니다. 감사는 이사와 자회사로부터 정식 보고를 받을 수도 있고, 과거 영업 내역 등에 대한 조사도 가능합니다. 회사에 대한 정보를 그만큼 많이 수집할 수 있으니 소송에서 낼 수 있는 패도 많아지는 겁니다.소송 위기를 어떻게든 넘긴다고 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얼라인 측이 아예 이사진을 싹 갈아치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에스엠의 이사 전원(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은 내년 3월 27일로 임기가 종료되므로 내년 주주총회에서 다시 선임을 받아야 합니다. 얼라인 측이 이사 후보를 내세운다면 표 대결로 맞서 이겨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 주주총회에서 기관 등 주주들은 얼라인 측에 표를 몰아줬습니다. 감사 선임 건에 대해 803만주 중 653만주가 얼라인 측 감사 후보에 몰렸으니까요. 에스엠 지분을 5% 이상 들고 있던 국민연금공단과 KB자산운용, 그리고 3% 이상 들고 있던 노르웨이국부펀드까지 모두 얼라인 측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과거 KB자산운용의 변화 요구에도 무시로 일관한 에스엠에 대해 여의도는 분노해 있었고, 이젠 더 이상 가만있지 않겠다는 걸 보여줬던 겁니다.
시장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간다면 별 의견이 없던 기관들도 동참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관들의 의결권 행사 내역은 기록으로도 남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주요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얼라인 측의 편을 들어준 상황이기도 하고요. 한 시장관계자는 "이번 에스엠 정기주총 때도 별생각 없이 에스엠 측에 찬성표를 던졌던 기관이 시장 분위기기가 심상찮다는 것을 감지하고 주총 당일날 에스엠으로부터 표를 회수해서 얼라인 측에 다시 찬성표를 던지는 일도 있었다"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이수만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이사진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구성돼 있을 때 변화를 도모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겁니다.
증권가에선 얼라인과 에스엠 측의 대결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주주행동주의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정석 주주행동주의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지켜볼 만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에스엠 측의 고질적인 가버넌스 문제가 이번 기회에 시정되면 적정 기업가치가 상승하며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스엠 프로필(8월23일 종가기준)
현재 주가: 6만6100원
PER(12개월 포워드): 19.94배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912억원(35.10% 증가)
목표주가: 9만7438원(3개월 전)→9만7231원(현재)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