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오믹스 바이오 벤처 '베르티스' 홈페이지 캡처.
프로테오믹스 바이오 벤처 '베르티스' 홈페이지 캡처.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가 주목받으면서 유전체를 넘어 단백체 분석까지 보폭을 넓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유전자 발현 과정에서 변이 정보가 더 많이 담기는 단백체를 분석해야 선제적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취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벤처 1세대인 마크로젠은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소비자 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에 이어 단백체 분석 사업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이달 스웨덴 오링크 프로테오믹스의 단백체 분석 설비 오링크를 도입했다. 미국 관계사 소마젠을 통해 지난해 11월 오링크 프로테오믹스와 멀티오믹스 임상연구 시장 진출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마크로젠은 미국뿐 아니라 일본 싱가포르 스페인 등을 단백체 사업의 글로벌 거점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25년 이상의 NGS 기반 업력을 바탕으로 단백체와 지놈, 전사체를 함께 분석할 수 있다는 게 마크로젠의 차별점”이라며 “암과 같은 중증질환뿐만 아니라 당뇨 등 만성질환을 포함하는 모든 질환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로 단백체 분석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백체 분석은 특히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발굴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패혈증과 췌장암 진단키트를 개발 중인 JW바이오사이언스도 단백체 분석을 적극 활용 중이다. 체내 단백질 합성 바이오마커인 'WRS'를 활용한 패혈증 진단키트는 지난달 허가용 임상이 끝난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해 놨다. 췌장암 진단 단백체 바이오마커로는 'CFB' 단백질을 사용 중이다. 현재 탐색적 임상시험 단계며, 내년 허가용 임상을 진행하고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프로테오믹스(단백체학)에 앞서 있는 국내 바이오 기업으로는 베르티스가 꼽힌다. 혈액 속의 단백질 조각을 선별 및 분석해 질병의 진단과 치료전략 수립에 활용한다. 상용화에 성공한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 최초로 단백체 분석 기술을 활용한 유방암 혈액검사 솔루션 마스토체크다. 지난달부터 서울대병원, 강남차병원, 명지병원, 단국대병원 등에서 병원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연내 아시아 지역 국가 수출을 앞두고 있다.

또다른 솔루션은 팬오믹스 분석 솔루션 ‘PASS’ 서비스다. 팬오믹스란 유전체, 단백질 등 특정 종류의 분자를 분석하는 오믹스(omics)에 ‘모든’을 뜻하는 ‘Pan’이 붙은 것으로 통합 분석 서비스를 뜻한다. 베르티스 관계자는 “프로테오믹스 쪽을 원천기술로 갖고 있으면서도 신약 개발이나 임상 등에 필요한 유전체 분석도 접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르티스는 유방암 외 췌장암과 난소암의 바이오마커도 발굴 중이다. 각각 판크체크, 오브이체크로 이름붙인 조기 진단 솔루션은 내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시점을 논의 중이다. 시장조시기관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단백체 시장은 2021년 259억달러에서 2026년 559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