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수 그렙 대표(사진)가 23일 열린 그렙 미디어 간담회에서 ‘프로그래머스 코딩역량인증시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렙 제공.
임성수 그렙 대표(사진)가 23일 열린 그렙 미디어 간담회에서 ‘프로그래머스 코딩역량인증시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렙 제공.
개발자 플랫폼 ‘프로그래머스’를 운영하는 그렙이 코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프로그래머스 코딩역량인증시험’을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개발자판 토익 시험’이 나온 것이다.

시험은 코딩 전문역량인증시험(PCCP)과 코딩필수역량인증시험(PCCE) 두 가지로 구성된다. PCCP는 소프트웨어(SW) 전공자와 프로그래밍 중·상급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다. 파이썬, 자바, 자바스크립트, C++ 중 한 가지 프로그래밍 언어를 선택해 120분간 4문항을 풀게 된다. 400점 이상을 획득하면 자격 등급을 얻을 수 있다. 구간별 100점씩 차등을 둬 총 5레벨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PCCE는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50분간 총 10문항을 푼다. 파이썬 한 가지만 사용하며 4레벨까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400점 이상을 달성해야 등급이 주어진다.

임성수 그렙 대표는 “기업이 코딩테스트를 시행하려면 내부에 전담 인력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이를 갖추기 어려운 회사들도 많다”며 “과거 개발자가 필요 없던 기업도 개발자가 필요해지고 있는 시대에 최소 역량 기준을 만들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가이드라인 역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 평가시험 준비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민간자격으로 인증한 첫 개발자 관련 시험이다. 1회 시험은 오는 18일 비대면으로 치러진다. 접수는 다음 달 16일까지 이뤄진다. 이를 위해 프로그래머스는 자사 화상 시험감독 솔루션 ‘모니토’를 활용해 응시자가 부정행위를 할 수 없는 체계를 마련했다. 다음 달에는 ‘실무 역량 과제 테스트’도 내놓을 예정이다. 코딩역량인증시험과는 별개의 시험으로, 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제 문제를 제시할 계획이다. 기업이 구매해 도입하는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

그렙은 2014년 창업됐다. 카카오 설립 초기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던 이확영 대표와 국민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로 일한 임 대표가 의기투합했다. 개발자 코딩 실력을 점검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프로그래머스를 운영하며 기업들에 코딩테스트 문제를 맞춤형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1483개 기업이 그렙의 코딩테스트 서비스를 사용했다. 지난해 10월에는 43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TBT,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 주요 투자자다.

개발자를 평가하려는 민간 시험은 최근 주목받는 추세다. YBM이 급수제인 ‘코스프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 등에서도 평가시험을 제공하고 있다. 임 대표는 “코딩 테스트 출시 후 6년간 문제를 출제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의 고충을 해결하고 코딩 학습의 지향점을 만들고자 한다”며 “대학, 기업과 협의를 지속해 개발자 평가의 기준 시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