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유산영향평가 수행하며 제2금강교 조건부 가결 결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 "공산성 가치 지키며 도시 발전에도 기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공주 제2금강교 건립 조건부 가결 과정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공산성의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도시 발전도 가능하게 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 연구원에 따르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0일 공산성 인근 제2금강교 건립 사업을 조건부 가결했다.

1932년 지어진 금강교의 폭이 5.8m에 불과해 1.5t 이상 화물차나 18인승 이상 승합차도 다닐 수 없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제2금강교 기본·실시설계 용역이 시작된 후 5년 만이다.

제2금강교는 공주 신·구도심 소통을 가능케 해, 주요 문화재인 공산성과 무령왕릉 관람객의 접근성도 훨씬 좋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왕복 4차로 건립안은 2018년 12월 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회에서 공산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로 부결됐다.

이에 공주시는 2019년 하반기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유산영향평가를 의뢰했는데, 이는 특정 건설사업이 세계유산에 끼치는 영향 정도를 분석하는 국내 첫 연구였다.

연구원은 국내에 평가 경험을 가진 곳이 없어 독일의 전문연구기관과 협업하는 한편 이스탄불·드레스덴 등 세계유산도시 사례를 연구해, 2020년 6월 왕복 4차로를 2차로로 줄이고 트러스트 구조를 없애는 변경안으로 심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국토관리청과 협의 과정에서 강화된 홍수 위험수위 기준에 맞춰 제2금강교를 더 높게 건설하도록 설계를 바꿔 다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자, 연구원은 교량 대들보(거더) 높이를 줄이고 구조 디자인은 단순화해 조건부 가결을 끌어냈다.

조한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은 "금강과 공산성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동시에 새 교량으로 얻는 도시 활성화 효과를 강조해 심의를 마칠 수 있었다"며 "불가피한 건설사업을 수행하면서 세계유산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한 성공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경험으로 김회정 책임연구원은 오는 25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유산 신라왕경의 보호·관리' 학술대회에 토론자로 참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