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번째 유흥식 추기경, 27일 성베드로 대성전서 서임
새 추기경 20명 중 2번째로 호명될 듯
빨간색 비레타 받는 유흥식 추기경…미리 보는 서임식
8년 만에 탄생한 한국인 네 번째 추기경인 유흥식 라자로(70) 추기경의 서임식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다.

유 추기경은 5월 29일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6월 11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임명된 지 11개월 만이다.

2014년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이 서임 된 지 8년 만에 발표된 한국인 네 번째 추기경 임명 소식이었다.

한국은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과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을 배출했다.

추기경이 가톨릭교회 최고의 성직자인 만큼 서임식 또한 웅장함과 경건함이 함께 하는 수백 년 전통의 최고 예식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안내를 바탕으로 사흘 앞으로 다가온 유 추기경의 서임식을 미리 본다.

새 추기경 서임식은 27일 오후 4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1시)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거행된다.

이번 서임식에서는 유 추기경을 포함한 20명의 새 추기경이 서임돼 추기경단에 들게 된다.

애초 21명이 임명됐으나 원로 성직자인 루카스 반 루이 주교(벨기에 겐트 전임 교구장)가 스스로 임명을 고사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를 수락했다.

추기경 서임식은 과거 전례에 비춰볼 때, 입당송으로 시작해 신임 추기경 대표의 인사, 교황의 기도와 훈화 순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서임 선포 뒤 새 추기경들은 신앙 선서와 교회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다.

빨간색 비레타 받는 유흥식 추기경…미리 보는 서임식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한 명 한 명에게 빨간색 비레타(biretta)와 추기경 반지, 명의 본당 지정 칙서를 수여하게 된다.

바티칸 교황청 홍보국이 5월 29일 새 추기경 명단을 발표했을 때의 순서와 같다면 유 추기경은 2번째로 이름이 불린다.

추기경 품위의 상징인 비레타는 아래는 사각형이고 위쪽에 성부·성자·성령의 삼위(三位)를 상징하는 상징하는 세 개의 각이 있다.

비레타는 주케토(반구형 모자) 위에 씌운다.

빨간색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한다.

추기경이 때로는 피를 흘리면서까지 교회의 성장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투신해야 함을 의미한다.

추기경 반지는 사도 베드로의 손에서 반지를 받음으로써 교회에 대한 추기경의 사랑이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의 사랑으로 굳건해짐을 뜻한다.

이어 새 추기경은 교황과 가벼운 포옹으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와 회중석의 다른 추기경들과도 인사하고 주님의 기도와 교황의 강복으로 끝을 맺는다.

모두가 성모 찬가를 합창하는 가운데 교황은 성모 성화 또는 성상 앞에서 성모님께서 새 추기경들과 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청한 뒤 물러간다.

이번 서임식에는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도 추기경단의 일원으로 참석한다.

유 추기경의 서임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대전교구장 김종수 아우구스티노 주교도 참석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여야 대표단도 서임식을 참관하고 유 추기경과의 별도 면담을 위해 바티칸을 방문한다.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은 국내 경축 순례단까지 포함해 우리나라에서 140∼150명이 바티칸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