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가 본 잭슨홀 미팅…"금리 3% 넘으면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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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뉴욕 증시를 폭락으로 몰아넣었던 잭슨홀 공포는 23일(미 동부 시간) 조금 줄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 제롬 파월 의장의 오는 26일 연설이 '균형적일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관측이 아무래도 도움이 됐습니다.
또 경제 지표들이 약속이나 한 듯 엉망으로 나왔습니다. 이것도 증시에는 약간 도움이 됐습니다. 경제가 악화하여야 파월 의장의 어조가 조금 누그러질 터이니까요. 경기 둔화는 Fed가 긴축하는 목표입니다. 총수요를 줄여 물가를 낮추려는 것이지요.
하지만 뉴욕 채권 시장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3%를 넘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또 그동안 랠리로 인해 주가 자체가 과거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이는 뉴욕 증시의 반등을 제한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0% 수준의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개장 직후 경제 지표들이 엉망으로 발표되자 주요 지수는 살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종일 보합선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0.47%, S&P500 지수는 0.22% 내렸고 나스닥은 0.0%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23일 시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아침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긴축 속도를 낮추는 방안을 다시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7월 회의 이후 예상보다 낮게 나온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PPI)는 Fed 지도부가 금리 인상의 속도를 낮추는데 좀 더 편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이 추적하는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을 보면 8월 CPI는 전월 대비 0.09% 상승에 그쳐 7월(0.0%)에 이어 전달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전년 대비로도 8.28%로 7월(8.5%)보다 낮아집니다. 다만 에너지와 음식물을 제외한 8월 근원 물가는 7월(0.3%, 5.9%)보다 높은 0.48%, 6.25%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경제학자는 블룸버그TV에 나와 이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어떻게 나올 것을 보나)
▲그가 균형을 잡으리라 생각한다. 먼저 7월 FOMC 기자회견 때 밝혔고 회의록에도 나온 것처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힐 것으로 본다. Fed는 기준금리를 두 번 75bp를 올렸다. 상당히 놀라운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다면 오는 9월 인상 폭은 50bp가 될 것이다. 파월이 구체적으로 수치를 밝히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긴축할 위험이 있으므로 계속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보다 조금 더 천천히 올리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다. 물가가 너무 높고 Fed는 인플레이션을 2% 수준까지 낮추는 데 매우 전념하고 있다. 그래서 균형 잡힌 발언이 되리라 생각한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래갈 것으로 보나)
▲지금부터 1, 2년 뒤에는 인플레이션이 훨씬 낮아지리라 생각한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상품 가격이 내려가는 등 일부 동인이 있다. 위험은 서비스 부문에 더 많이 있다. 특히 임대료는 여전히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까지, 어쩌면 그 이후까지 정상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본다. 물가가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모든 분야가 그런 것은 아니다.
(원자재, 상품 가격 하락이 미국 경제의 연착률에 도움이 될까?)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연착륙 진영에 있다. 일부 상품 분야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뜨거운 노동 시장을 조정하는 것이다. 지표는 고무적이다. 특히 채용공고(JOLTs) 데이터에서 110만 개 감소를 봤다. 아마도 계속 줄어들고 있을 것이고 더 큰 하락을 보게 될 것이다. 그건 노동 시장에 더 나은 균형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아직 초기이긴 하다. 여전히 채용공고와 구직자 사이에 큰 격차가 있지만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Fed가 하고자 하는 것을 시장은 반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시장의 최종금리 예상이 너무 낮아 보이진 않는다. 3.5%보다 조금 높은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장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은 시장이 상당한 수준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 확실히 일어날 수 있고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물가를 낮추려는 Fed는 금리 인하를 매우 꺼릴 것으로 본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기준금리는 3%대 중반이나 조금 더 올라간 뒤 거기에 머물게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1년 뒤 훨씬 더 좋아 보이겠지만 여전히 Fed의 목표(2%)를 훨씬 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Fed는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에 가깝게 되돌리기를 원한다." (기준금리를 3.5%로 몇 년간 유지할 경우 몇 년간 경제가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연착륙할 수 있을까?)
▲맞다. 그것은 일종의 연착륙을 가정한다. 연착륙이 안 된다면, 즉 침체에 빠지면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성장률이 1~1.5%로 유지되고, 노동 시장은 조금씩 냉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점차 낮아진다면 그런 환경에선 Fed가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미국의 성장률도 장기 추세 이하로 둔화하고 있다. Fed가 공격적으로 긴축하고 있고, 재정 정책도 바라기 어렵다. 많은 역풍이 있지만, 코로나 제로 정책과 부동산 문제가 있는 중국, 에너지 문제가 있는 유럽만큼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골드만삭스는 파월의 발언이 매파적이 아니라 균형이 잡힐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는 매파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파월이 △기준금리는 중립 범위에 들어왔다 △어느 시점에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하다 △파이프라인에 상당한 추가 긴축이 있을 것 같다는 등 기존 프레임워크(7월 FOMC 기자회견 및 의사록 발언)를 반복할 것이란 관측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 혹시라도 균형적이거나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증시가 다시 랠리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탠더드차터드의 스티브 잉글랜드 채권 전략가는 "시장이 파월 의장의 말할 것보다 더 매파적인 데 가격을 책정할 위험이 있다"라며 "시장 포지셔닝이 약세 방향으로 치우친 상태에서 파월 의장이 적당히 매파적인 태도만 보여도 안도 랠리가 있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삭소캐피털마켓의 차루 차나나 전략가는 "Fed가 여전히 매파적일 것 같지만 파월 의장이 다시 가이던스를 모호하게 남겨놓는다면 위험 자산이 랠리 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Fed가 계속해서 데이터에 의존하겠다거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현할 경우 걱정했던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지난 두 달간의 랠리도 시장 포지셔닝이 지나치게 약세로 기울었다가 주가가 급등하자 대규모 숏커버링이 발생하면서 나타났었습니다. 오늘 발표된 경제 지표들도 파월의 균형적 발언을 촉구(?)했습니다. 오전 9시 45분에 발표된 S&P글로벌의 8월 복합(제조업+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45.0으로 전월(47.7) 대비 2.7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팬데믹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특히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밑이면 위축, 위면 확장 국면을 의미합니다. 이는 서비스업 경기가 냉각되고 있는 탓입니다. 8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44.1로 전월(47.3)과 비교해 3.2포인트 떨어졌으며, 월가 예상치(49.0)도 대폭 밑돌았습니다. 역시 27개월 내 최저입니다. 제조업 PMI는 51.3으로 확장 국면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역시 전월(52.2)과 시장 예상(51.9)을 모두 밑돌았습니다. 제조업도 곧 위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왔습니다. 세부 지수를 보면 중요한 신규 수주가 좋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지불가격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S&P 글로벌은 "미국 기업들이 사업 활동의 급격한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라면서 "이런 위축 속도는 팬데믹 때를 제외하면 지난 13년 이래 가장 빠르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준 것은 오전 10시 발표된 7월 미국 신규주택 판매 건수였습니다. 전월 대비 12.6% 급감한 51만1000채로 나타난 것입니다. 월가 예상(57만4000채)을 크게 밑돌았고 2016년 1월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9.6% 줄었죠. 7월 신규주택 중간값은 43만9400달러로 6월(40만2400달러)보다 올랐습니다. 라스무센은 "최근 Fed가 더 매파적 태도를 보이면서 신규주택 판매는 올해 하락할 여지가 더 많을 것"이라며 "7월에 10.9개월 분량의 재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인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는 "주택 시장은 Fed가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쁜 상태다. 그러나 Fed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주요 목표이고 주택 시장은 부수적 피해를 보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택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봤습니다. 또 리치먼드 연방은행의 제조업 지수도 시장 예상(-5)을 밑도는 -8로 나타났습니다. 신규 주문(-10→-20), 출하(7→-8) 등이 한 달 새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나쁜 수치가 연이어 발표되자 뉴욕 증시의 주가는 잠시 상승하고, 채권 시장의 금리는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은 잠시 연 2.98%까지 내려왔습니다. 나쁜 뉴스가 증시에는 좋은 뉴스의 역할을 한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주가는 다시 하락하고 금리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3bp 오른 3.057%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금리의 상승 폭은 조금 줄어들고 있지만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한 뒤 지지선을 찾은 듯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가 오후가 다시 상승한 데는 오후 1시 실시된 미 재무부의 2년물 경매(440억 달러)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입찰률은 2.49배로 지난달 2.58배보다 낮아졌고, 낙찰 금리는 3.307%로 발행 당시 시장 금리(WI) 3.293%보다 높게 결정됐습니다. 수요자들도 잭슨홀 회의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만약 파월 의장이 시장 예상처럼 매파적 발언이라도 한다면 금리가 치솟아 손실을 보게 될 터이니까요. 일부에서 미국 서비스업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신뢰 문제를 제기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클레이스는 "S&P글로벌의 PMI보다 ISM(미국 공급관리협회) PMI가 조사 대상도 광범위하고 훨씬 더 신뢰할만한 실적을 갖고 있다"라며 "ISM의 PMI는 지난달 서비스업의 탄탄한 성장을 보여줬다"라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장기간 상승하면 주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국채 금리가 3%를 초과하면 주식의 성과가 나빠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국채 금리는 올해 지난 5월 처음 3%를 넘었는데, S&P500 지수는 이후 일주일 동안 5%, 한 달 동안 1% 하락했습니다. 지난 6월 다시 3%로 치솟았을 때도 일주일간 9%, 한 달간 7% 하락했습니다. 베스포크는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주식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주가에 타격을 준다"라며 "최근 국채 시장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을 탓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주가는 기본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현재 주가수익비율(P/E)은 18배 수준입니다. 역사적인 범위의 상단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S&P500 기업의 향후 12개월 동안의 이익 추정치는 너무 높다"라며 "P/E는 18배에 달하고 있다. 이익 추정치가 너무 높다는 우리의 견해에 동의한다면 밸류에이션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원유와 농산물 등 원자재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부정적입니다. 이날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3.38달러(3.74%) 오른 배럴당 93.7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브렌트유도 3.88% 오른 배럴당 100.2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일 이후 처음 다시 100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OPEC+가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디뿐 아니라 몇몇 회원국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감산을 지지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부에선 감산이 이란의 핵 협상 타결과 맞물릴 수 있다고 봅니다. 강세론을 주장하는 야데니 리서치는 황소와 곰이 맞서는 형국이어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6월 중순부터 두 달 동안 상승한 만큼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여섯 가지 이유를 제시했는데요.
(1) 기술적 관점에서 S&P500 지수가 지난주 중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하락했다.
(2)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올해의 나머지 2개 분기와 내년 4개 분기에 대한 기업 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3) Fed에서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Fed와 싸우지 말라"는 투자자들이 수년 동안 따라야 할 좋은 조언이다.
(4) 9월 13일에 발표될 8월 CPI는 전달보다 상승률은 낮아지겠지만 금리 인상 중단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한 수준은 아닐 것이다.
(5) 9월에는 양적 긴축, QT의 상한선이 지금의 두 배로 높아진다..
(6) 겨울이 다가오고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유럽은 에너지 위기로 인한 심각한 경기 침체에 다가서고 있다. 유럽의 침체가 미국의 침체를 일으키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유럽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의 실적은 확실히 악화할 것이다. 달러 강세도 실적 악화 요인이다.
하지만 주가가 다시 지난 6월 저점인 3666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많지는 않습니다. 앨리의 린지 벨 시장 전략가는 "Fed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 변동성은 계속 높아질 것이고 시장은 중요한 경제 데이터와 Fed의 결정에 반응할 것이다. 9월은 주식 시장에 악명 높은 달이며 올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라면서도 "중간선거 이후 몇 달 동안은 역사적으로 매우 강세를 보였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약세가 장기적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또 경제 지표들이 약속이나 한 듯 엉망으로 나왔습니다. 이것도 증시에는 약간 도움이 됐습니다. 경제가 악화하여야 파월 의장의 어조가 조금 누그러질 터이니까요. 경기 둔화는 Fed가 긴축하는 목표입니다. 총수요를 줄여 물가를 낮추려는 것이지요.
하지만 뉴욕 채권 시장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3%를 넘어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또 그동안 랠리로 인해 주가 자체가 과거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이는 뉴욕 증시의 반등을 제한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0% 수준의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개장 직후 경제 지표들이 엉망으로 발표되자 주요 지수는 살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종일 보합선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0.47%, S&P500 지수는 0.22% 내렸고 나스닥은 0.0%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23일 시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아침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긴축 속도를 낮추는 방안을 다시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7월 회의 이후 예상보다 낮게 나온 소비자물가(CPI), 생산자물가(PPI)는 Fed 지도부가 금리 인상의 속도를 낮추는데 좀 더 편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이 추적하는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을 보면 8월 CPI는 전월 대비 0.09% 상승에 그쳐 7월(0.0%)에 이어 전달과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전년 대비로도 8.28%로 7월(8.5%)보다 낮아집니다. 다만 에너지와 음식물을 제외한 8월 근원 물가는 7월(0.3%, 5.9%)보다 높은 0.48%, 6.25%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수석 경제학자는 블룸버그TV에 나와 이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어떻게 나올 것을 보나)
▲그가 균형을 잡으리라 생각한다. 먼저 7월 FOMC 기자회견 때 밝혔고 회의록에도 나온 것처럼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고 밝힐 것으로 본다. Fed는 기준금리를 두 번 75bp를 올렸다. 상당히 놀라운 데이터가 나오지 않는다면 오는 9월 인상 폭은 50bp가 될 것이다. 파월이 구체적으로 수치를 밝히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긴축할 위험이 있으므로 계속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보다 조금 더 천천히 올리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다. 물가가 너무 높고 Fed는 인플레이션을 2% 수준까지 낮추는 데 매우 전념하고 있다. 그래서 균형 잡힌 발언이 되리라 생각한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오래갈 것으로 보나)
▲지금부터 1, 2년 뒤에는 인플레이션이 훨씬 낮아지리라 생각한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상품 가격이 내려가는 등 일부 동인이 있다. 위험은 서비스 부문에 더 많이 있다. 특히 임대료는 여전히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까지, 어쩌면 그 이후까지 정상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본다. 물가가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모든 분야가 그런 것은 아니다.
(원자재, 상품 가격 하락이 미국 경제의 연착률에 도움이 될까?)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해서 연착륙 진영에 있다. 일부 상품 분야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뜨거운 노동 시장을 조정하는 것이다. 지표는 고무적이다. 특히 채용공고(JOLTs) 데이터에서 110만 개 감소를 봤다. 아마도 계속 줄어들고 있을 것이고 더 큰 하락을 보게 될 것이다. 그건 노동 시장에 더 나은 균형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아직 초기이긴 하다. 여전히 채용공고와 구직자 사이에 큰 격차가 있지만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Fed가 하고자 하는 것을 시장은 반영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시장의 최종금리 예상이 너무 낮아 보이진 않는다. 3.5%보다 조금 높은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시장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은 시장이 상당한 수준의 금리 인하를 가격에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 확실히 일어날 수 있고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물가를 낮추려는 Fed는 금리 인하를 매우 꺼릴 것으로 본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기준금리는 3%대 중반이나 조금 더 올라간 뒤 거기에 머물게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1년 뒤 훨씬 더 좋아 보이겠지만 여전히 Fed의 목표(2%)를 훨씬 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Fed는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2%에 가깝게 되돌리기를 원한다." (기준금리를 3.5%로 몇 년간 유지할 경우 몇 년간 경제가 스트레스를 받을 텐데 연착륙할 수 있을까?)
▲맞다. 그것은 일종의 연착륙을 가정한다. 연착륙이 안 된다면, 즉 침체에 빠지면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성장률이 1~1.5%로 유지되고, 노동 시장은 조금씩 냉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점차 낮아진다면 그런 환경에선 Fed가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 미국의 성장률도 장기 추세 이하로 둔화하고 있다. Fed가 공격적으로 긴축하고 있고, 재정 정책도 바라기 어렵다. 많은 역풍이 있지만, 코로나 제로 정책과 부동산 문제가 있는 중국, 에너지 문제가 있는 유럽만큼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골드만삭스는 파월의 발언이 매파적이 아니라 균형이 잡힐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전반적으로는 매파적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파월이 △기준금리는 중립 범위에 들어왔다 △어느 시점에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하다 △파이프라인에 상당한 추가 긴축이 있을 것 같다는 등 기존 프레임워크(7월 FOMC 기자회견 및 의사록 발언)를 반복할 것이란 관측도 커지고 있습니다.
또 혹시라도 균형적이거나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증시가 다시 랠리를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탠더드차터드의 스티브 잉글랜드 채권 전략가는 "시장이 파월 의장의 말할 것보다 더 매파적인 데 가격을 책정할 위험이 있다"라며 "시장 포지셔닝이 약세 방향으로 치우친 상태에서 파월 의장이 적당히 매파적인 태도만 보여도 안도 랠리가 있을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삭소캐피털마켓의 차루 차나나 전략가는 "Fed가 여전히 매파적일 것 같지만 파월 의장이 다시 가이던스를 모호하게 남겨놓는다면 위험 자산이 랠리 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Fed가 계속해서 데이터에 의존하겠다거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현할 경우 걱정했던 시장이 반등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지난 두 달간의 랠리도 시장 포지셔닝이 지나치게 약세로 기울었다가 주가가 급등하자 대규모 숏커버링이 발생하면서 나타났었습니다. 오늘 발표된 경제 지표들도 파월의 균형적 발언을 촉구(?)했습니다. 오전 9시 45분에 발표된 S&P글로벌의 8월 복합(제조업+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45.0으로 전월(47.7) 대비 2.7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팬데믹 직후인 2020년 5월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특히 전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밑이면 위축, 위면 확장 국면을 의미합니다. 이는 서비스업 경기가 냉각되고 있는 탓입니다. 8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44.1로 전월(47.3)과 비교해 3.2포인트 떨어졌으며, 월가 예상치(49.0)도 대폭 밑돌았습니다. 역시 27개월 내 최저입니다. 제조업 PMI는 51.3으로 확장 국면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역시 전월(52.2)과 시장 예상(51.9)을 모두 밑돌았습니다. 제조업도 곧 위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왔습니다. 세부 지수를 보면 중요한 신규 수주가 좋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지불가격은 계속 떨어졌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S&P 글로벌은 "미국 기업들이 사업 활동의 급격한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라면서 "이런 위축 속도는 팬데믹 때를 제외하면 지난 13년 이래 가장 빠르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준 것은 오전 10시 발표된 7월 미국 신규주택 판매 건수였습니다. 전월 대비 12.6% 급감한 51만1000채로 나타난 것입니다. 월가 예상(57만4000채)을 크게 밑돌았고 2016년 1월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9.6% 줄었죠. 7월 신규주택 중간값은 43만9400달러로 6월(40만2400달러)보다 올랐습니다. 라스무센은 "최근 Fed가 더 매파적 태도를 보이면서 신규주택 판매는 올해 하락할 여지가 더 많을 것"이라며 "7월에 10.9개월 분량의 재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인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판테온 이코노믹스는 "주택 시장은 Fed가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쁜 상태다. 그러나 Fed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이 주요 목표이고 주택 시장은 부수적 피해를 보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주택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봤습니다. 또 리치먼드 연방은행의 제조업 지수도 시장 예상(-5)을 밑도는 -8로 나타났습니다. 신규 주문(-10→-20), 출하(7→-8) 등이 한 달 새 크게 줄었습니다.
이런 나쁜 수치가 연이어 발표되자 뉴욕 증시의 주가는 잠시 상승하고, 채권 시장의 금리는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은 잠시 연 2.98%까지 내려왔습니다. 나쁜 뉴스가 증시에는 좋은 뉴스의 역할을 한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주가는 다시 하락하고 금리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3bp 오른 3.057%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금리의 상승 폭은 조금 줄어들고 있지만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한 뒤 지지선을 찾은 듯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가 오후가 다시 상승한 데는 오후 1시 실시된 미 재무부의 2년물 경매(440억 달러)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입찰률은 2.49배로 지난달 2.58배보다 낮아졌고, 낙찰 금리는 3.307%로 발행 당시 시장 금리(WI) 3.293%보다 높게 결정됐습니다. 수요자들도 잭슨홀 회의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만약 파월 의장이 시장 예상처럼 매파적 발언이라도 한다면 금리가 치솟아 손실을 보게 될 터이니까요. 일부에서 미국 서비스업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신뢰 문제를 제기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클레이스는 "S&P글로벌의 PMI보다 ISM(미국 공급관리협회) PMI가 조사 대상도 광범위하고 훨씬 더 신뢰할만한 실적을 갖고 있다"라며 "ISM의 PMI는 지난달 서비스업의 탄탄한 성장을 보여줬다"라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이 장기간 상승하면 주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국채 금리가 3%를 초과하면 주식의 성과가 나빠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국채 금리는 올해 지난 5월 처음 3%를 넘었는데, S&P500 지수는 이후 일주일 동안 5%, 한 달 동안 1% 하락했습니다. 지난 6월 다시 3%로 치솟았을 때도 일주일간 9%, 한 달간 7% 하락했습니다. 베스포크는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주식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주가에 타격을 준다"라며 "최근 국채 시장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을 탓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주가는 기본적으로 비싼 편입니다. 현재 주가수익비율(P/E)은 18배 수준입니다. 역사적인 범위의 상단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S&P500 기업의 향후 12개월 동안의 이익 추정치는 너무 높다"라며 "P/E는 18배에 달하고 있다. 이익 추정치가 너무 높다는 우리의 견해에 동의한다면 밸류에이션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원유와 농산물 등 원자재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부정적입니다. 이날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3.38달러(3.74%) 오른 배럴당 93.7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브렌트유도 3.88% 오른 배럴당 100.2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일 이후 처음 다시 100달러 선을 넘었습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OPEC+가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우디뿐 아니라 몇몇 회원국도 글로벌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감산을 지지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부에선 감산이 이란의 핵 협상 타결과 맞물릴 수 있다고 봅니다. 강세론을 주장하는 야데니 리서치는 황소와 곰이 맞서는 형국이어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6월 중순부터 두 달 동안 상승한 만큼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여섯 가지 이유를 제시했는데요.
(1) 기술적 관점에서 S&P500 지수가 지난주 중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하락했다.
(2)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올해의 나머지 2개 분기와 내년 4개 분기에 대한 기업 이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3) Fed에서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Fed와 싸우지 말라"는 투자자들이 수년 동안 따라야 할 좋은 조언이다.
(4) 9월 13일에 발표될 8월 CPI는 전달보다 상승률은 낮아지겠지만 금리 인상 중단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한 수준은 아닐 것이다.
(5) 9월에는 양적 긴축, QT의 상한선이 지금의 두 배로 높아진다..
(6) 겨울이 다가오고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면서 유럽은 에너지 위기로 인한 심각한 경기 침체에 다가서고 있다. 유럽의 침체가 미국의 침체를 일으키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유럽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의 실적은 확실히 악화할 것이다. 달러 강세도 실적 악화 요인이다.
하지만 주가가 다시 지난 6월 저점인 3666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도 많지는 않습니다. 앨리의 린지 벨 시장 전략가는 "Fed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 변동성은 계속 높아질 것이고 시장은 중요한 경제 데이터와 Fed의 결정에 반응할 것이다. 9월은 주식 시장에 악명 높은 달이며 올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다"라면서도 "중간선거 이후 몇 달 동안은 역사적으로 매우 강세를 보였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약세가 장기적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