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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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 초강세는 일단 수그러들었다. 국내 증시는 달러 약세와 전날 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0.74%) 영향으로 한 숨 돌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달러 약세+반도체지수 상승...한국 증시 한숨 돌리나

24일 국내 증시는 달러 약세와 미국 증시 반도체지수 상승 영향으로 한 숨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 증시가 소폭 하락 마감했으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74% 상승한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상품선물 시장이 상승하며 관련 종목군의 강세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 침체 이슈가 부각된 점과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MSCI 한국 지수 ETF는 0.48% 상승했다. MSCI 신흥 지수 ETF는 +0.53% 올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환율 1개월물은 1339.75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7원 하락 출발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0.5% 내외 상승 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매크로 불확실성은 상존하겠지만, 낙폭 과대 인식 속 미국 나스닥 연속 급락세 진정 등에 힘입어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달러 환율이 현재 역외에서 1330원대로 내려왔다는 점도 증시 전반적인 투자심리를 호전시키는 데 기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염승환 이베스트증권 이사는 "외국인은 지난 2년간 과할 정도로 한국 증시를 버린 상태로 한국 증시의 가격 매력에 주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PBR 1배이하인 2530 이하에서는 주저하기 보다는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미국 증시 긴축 우려 지속…다우 0.47%↓마감

미국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속도를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3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154.02포인트(0.47%) 하락한 3만2909.5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26포인트(0.22%) 떨어진 4128.73에 거래를 끝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27포인트(0.00%) 밀린 1만2381.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종일 오락가락했다. 부동산, 헬스, 통신, 유틸리티 관련주가 하락하고, 에너지, 자재(소재),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상승했다. 엔비디아(0.86%), 램리서치(1.4%), 인텔(0.33%)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 둔화로 장중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부각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잭슨홀 경계심리, 유럽 에너지 위기발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시장 금리 상승을 유발한 여파로 하락 마감했다"며 "9월 FOMC 프리뷰 성격인 잭슨홀 미팅 전까지는 주식, 외환 등 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 美 경제지표 부진 지속

미국의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8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4.1로 전월의 47.3에서 추가 하락했다. 이날 수치는 27개월 만에 최저치다. 수치는 50을 밑돌아 서비스업 경기가 위축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7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보다 크게 줄어들며 주택 시장이 크게 둔화하고 있음을 확인해줬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7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12.6% 줄어든 연율 51만1000 채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7만4000 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2016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경제 지표 부진 속에 10년물 국채금리는 3%를 넘어섰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3.28%로 소폭 하락했다.

■ 유가, 산유국 감산 가능성에 상승…세계 TV 출하량, 60개분기 만에 최저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가능성을 언급한 여파로 공급 우려에 상승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38달러(3.74%)가량 오른 배럴당 93.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1일 이후 최고치로 마감한 것이다.

10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보다 3.88% 오른 배럴당 100.2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종가 기준으로는 2일 이후 처음이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여파 때문이다.

한편 올해 2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은 총 4353만5000대로, 작년 동기보다 9.0%, 직전 분기보다 11.3% 각각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출하량은 2007년 2분기(4295만대) 이후 60개 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이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둔화 등의 영향 때문이다.

세계 TV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50%에 가까운 매출 점유율을 유지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더 늘렸다.

■ 국내 기업 체감경기, 4개월 만에 소폭 개선…소비심리 회복 영향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4개월 만에 소폭 개선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소비 심리가 되살아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실적)는 81로, 7월(80)보다 1포인트 올랐다. 4개월 만의 증가세 전환이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