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이 상반기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주원료인 리튬 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하반기 수요 확대를 예상한 전기차 업체들이 주문을 늘린 덕분으로 분석된다.

24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CATL은 올 상반기 매출 1130억위안(약 22조원), 순이익 81억7000만위안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6%, 순이익은 82% 뛰었다.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63억9000만원을 크게 상회했다.

CATL은 지난 1분기(1~3월) 순이익 19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올 초 전기차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이 역대 최고인 1t당 50만위안까지 빠르게 오른데다 니켈 등 원자재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손실도 발생했다. 2분기에는 리튬 가격도 다소 내려갔고, 전기차 수요 확대에 맞춰 생산을 늘리려는 완성차 업체들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전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선전증시 상장사인 CATL의 주가는 지난 5월초 350위안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570위안 안팎으로 상승했다. 석 달 동안 60%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은 1조3000억위안(약 254조원)으로 중국 본토증시 5위다. 메르세데스벤츠에 공급하기 위한 헝가리 공장 건설에 이어 중국 산동(140억위안), 푸젠(130억위안) 등의 증설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중국 주요 지역에서 나타난 폭염과 이에 따른 전력난에 3분기 실적은 다시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CATL의 쓰촨성 이빈공장은 이달 들어 15일가량 가동을 중단했다. 잠잠했던 리튬 가격도 다시 t당 50만위안 부근까지 올랐다.

시장조사업에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의 상반기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은 34.8%로 1위다. LG에너지솔루션(14.4%), 비야디(11.8%) 등의 순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