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동굴이길래…'90 대 1' 경쟁률 뚫어야 구경갈 수 있나
일년에 딱 15일만 볼 수 있는 만장굴의 진짜 모습이 열린다. 개최를 한 달 앞둔 2022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서다. 오는 10월 1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행사가 개최돼 이번 축전은 2년 만에 관광객들을 만나게 됐다.

세계서 자연유산을 활용해 열리는 축전은 제주가 유일하다. 세계유산축전 주최 측은 “오랜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만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위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축전 프로그램의 핵심은 직접 걸어보며 제주의 자연유산을 느껴볼 수 있는 '워킹투어'다.

‘만장굴 비공개구간 탐험’에 가장 관심이 몰렸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만장굴은 세 개의 코스로 이뤄져 있다. 총 길이만 7km에 달한다.

하지만 일반 관광객들이 탐험할 수 있는 구간은 오직 2코스, 1km 구간 뿐이다. 나머지 6km는 베일에 싸여 있었던 셈이다. 특히 3코스는 ‘난코스’로 불리는데, 로프를 타고 하강하지 않으면 탐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장굴의 이 비공개 구간은 축전 기간 단 보름 동안 12명의 선발된 인원에게만 열리게 됐다. 지난 19일 만장굴 탐험대 인원을 확정했다. 지원 경쟁률도 90:1에 달했다.

1차로 인원을 선발해 이후 2차 면접 절차까지 거쳤다. 이들은 세계유산축전 동안 이틀에 나뉘어 만장굴의 비공개 구간인 1코스와 3코스를 걸어볼 수 있게 된다.
무슨 동굴이길래…'90 대 1' 경쟁률 뚫어야 구경갈 수 있나
거문오름에서 시작해 용암의 흐름을 따라 월정 바다까지 걷는 5박 6일간의 대장정도 열린다. 30명만이 참여할 수 있는 ‘세계자연유산 순례단’이다. 이 또한 50:1의 경쟁률을 뚫어야 했다.

축전 주최 측은 “선발하는 데만 나흘이나 걸렸다”며 “힘든 코스임에도 올해 특별히 지원자가 몰려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번 행사에 대해 “한정된 체험단 위주로 진행해 관광객 참여를 제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 주최 측은 “자연유산으로 진행하는 행사이기 때문에 보존을 최우선으로 했다”며 “많은 인원이 참가하면 좋지만,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는 것이 이번 자연축전의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선발되지 못한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온라인 투어, 아트페어, 만장굴 아트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