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4일 "여당에 진짜 보수정권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준석 얘기로 일천한 인지도를 높이기보다 윤석열 정부에서 얼마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따져보고 바로잡는 게 답"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재판부에 제출한 상대방의 편지를 자기들이 공개하는 것부터 이례적인데, 이걸 가지고 폭로니, 수류탄의 핀이 뽑혔다느니 하는 것 자체가 후안무치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적었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특유의 인식 때문에 '누가 연설문을 봐줬다' 때문에 위기에 빠졌다"며 "반면 지금 정부는 연설문 정도는 다른 사람이 봐줬다고 해도 끄떡없다"고 했다.

이어 "이미 우려스러운 인사와 수의계약, 수사 개입 정도는 일상적인 뉴스로 나오고 있다"며 "그렇다고 면역이 생긴 건 아니다. 뭐가 잦으면 뭐가 나오기 직전이라는 얘기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역사는 반복된다. 유승민 악마화해서 유승민 잡으러 다닌 정부가 유승민 때문에 무너졌느냐"라며 "핸드폰 열고 오매불망 '체리따봉'이나 많이들 기다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체리따봉은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 속 이모티콘을 말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전 대표는 전날 지난 19일 A4 4장 분량 자필 탄원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수석부장 황정수)에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탄원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절대자', '신군부' 등에 비유하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은 정말 위험하다"고 했고,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본인 생각으로 전부 재단하는데, 독재자가 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이같은 비판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며 해당 탄원서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당내 인사가 의도적으로 유출한 것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언론에 공개된 탄원서 사진 속 '열람용'이라는 문구가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어제(22일) 송달됐을 자필 편지 내용을 열심히 캡처하고 사진 찍어서 열람용을 안 보이게 하고 이준석이 유출한 것처럼 보도하고, 당내 익명 관계자는 셀프 유출에 대해 셀프 격노하고 주호영 의원은 점심 먹고 나와서 기자들이 물어보면 '이준석이 독재자가 된 것 같다'고 멘트하기로 일련의 과정이 조율돼 있었나 보다"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