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은 24일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에 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일정이 유출되자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행사는 경호 때문에 공식적인 발표 직전까지는 철저하게 비밀이 돼야 한다"며 "대통령의 동선도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홍 시장은 "정치한 지 26년이 되고, 많은 대통령을 거쳤어도 영부인 팬클럽이 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얼마 전까지 이상한 사람(강신업 변호사)이 팬클럽 회장이라고 하면서 정치권에 온갖 훈수까지 하더니 이제 대통령의 동선까지 미리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들도 한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그런 카페는 윤 대통령을 국민과 멀어지게 하고 나라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만하시고 이젠 해산하라. 나라 운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을 막시무스라고 자칭하는 것보다 더 웃기는 코미디"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함께 앉아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29일 공개됐다. / 사진=건희사랑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함께 앉아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29일 공개됐다. / 사진=건희사랑 캡처
앞서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사랑'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게시물에 한 이용자가 댓글로 윤 대통령의 향후 일정을 공개했다. 작성자는 구체적인 일정을 적시하면서 "많은 참석과 홍보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통상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경호상 이유로 행사 종료 시점까지 일정 자체가 비공개로 진행된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도 대통령 일정은 사전 공지되지만, 행사 때까지 엠바고(보도 시점 유예) 처리된다. 대외비가 '건희사랑' 이용자에게 어떤 경로로 흘러 들어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건희사랑의 보안 위반 논란은 이날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5월에도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해 비판을 자초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김 여사 휴대폰으로 대통령실 직원이 사진을 촬영했고, 김 여사가 직접 팬클럽에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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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변호사는 김 여사 팬카페 회장이었던 강신업 변호사에 대해 "그가 '건희사랑' 팬카페의 회장이라고 하고 또 언론에서도 그를 항상 그렇게 표기한다. 하지만 그는 '건희사랑'이 아니라 '건희저주'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김 여사에게 가장 많은 부담을 지우고, 또 악평의 굴레에 엮어 넣고 있는 사람이 바로 강 변호사다"라며 "그 카페의 다른 회원들은 어째서 가만히 있나. 김 여사를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강 변호사를 회장에서 끌어내려야 할 것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팬클럽 관련 구설수가 이어지자 '건희사랑'의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7월 말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여사는 지인들에 보낸 문자를 통해 "강 변호사의 정치적 발언은 저의 의사와 무관하다"며 거리를 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