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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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1일1작심발언을 하는 것과 관련해 "시발점은 내부총질 문자를 보냈고 이를 원내대표가 열람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4일 S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망칠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게 따지면 모든 것이 어느 시점에 해결되지 않으면 양비론으로 흐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사태의 시발점은 내부총질 문자 보낸 것이고 열람하는 과정에서 그게 노출된 것이다"라며 "그 과정에서 끊고 사과했으면 됐는데 (윤 대통령이) 휴가를 가는 등 이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100일 기자회견에서는) 바빠서 못 챙겼다고 하는 등 회피한 상황이다. 유감 표명이나 해명이 있었으면 여기까지 안 왔다"고 강조했다.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저는 이것을 바로잡자는 것인데 당내 인사들이 한 달 동안 (윤 대통령이 입장 표명을) 안 했으니 '좋은 게 좋은 거다', '네가 조용히 해야겠다'고 하는 건 (부적절하다)"라며 "이런 식으로 힘으로 찍어 내리고 세력의 크기로 덮어버리는 것은 안 된다. 뭉개고 힘으로 누르는 모양새는 비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조용히 해라' 하기 전에 당에 계신 분 중에서 절차적으로 옳은 건지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말해라"라며 "말꼬리 잡으려 하지 말고 이 사태가 제대로 된 상황인지 판단하고 이를 역사에 남기고 조언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최재형 의원이 작금의 상황에 문제가 있다는 걸 드러내며 저에게도 이렇게 하라 조언하는 건 제가 듣기엔 충언으로 느껴졌다"면서 "반면 이철규 의원 같은 분은 맨날 말꼬리만 잡고 양두구육 얘기하면 '어떻게 개라고 하냐' 이러니 말꼬리 잡으려 기다리고 있구나 생각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이준석 전 대표.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이준석 전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입장 밝힌다면 발언 자제할 생각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시발점은 그것이지만 잘못 인정한다면 후속 조치로 비대위 전환 등 거둬들인다면 인정하겠다"면서 "한달가까이 고집으로 끌고 왔다는 걸 인정하는 셈인데 법원에 의해 바로잡히는 게 깔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바보라고 하면 바보가 아니라는 걸 증명할 수밖에 없다. 언행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진 "왜 이리 요즘 감정적이냐"는 질문에 "그게 정권 핵심들이 생각하는 대응 방식일 것이다"라며 "의혹에 모르쇠하고 대응하지 않는 게 대중에게 지겹다는 반응 유발하기 위한 것이다. 뭉개는 방식으로 가다가 더 큰 폭탄 터진 경우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정권에서 십상시 사태 때도 덮으려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권이 무너지지 않았나"라며 "정권 1년 차 대통령과 맞서는 걸 하지 말라는 건 그들만의 생존언어다. 그건 정의와 전혀 무관하다. 그래서 내가 반복해서 얘기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 때 복지부동했던 사람들이 결국 정치 그만두거나 옥고 치르는 분 많다"면서 "이야기해야 할 때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초를 치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행자는 "궁극적으로 뭘 원하느냐. 윤 대통령의 사과 원하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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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기대하지 않는다. 정치 영역에서 해결될 것이 해결되지 않아서 사법부의 권위로 인해 해결되게 한 것이 유감이다"라며 "대통령이 제게 직접 정치 의견 말한다면 그럼 말도 새어나가지 않고 가치판단을 했을 텐데 다른 방법으로 이준석 내치는 방법으로 가는 바람에 일이 커졌다. 정치의 실종이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대통령이 품어야 한다는 말도 나오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부당하게 당대표 직위를 내쫓기듯 나왔는데 품는다는 건 뭔가. 내쫓은 세력이 '난 아량 있으니 널 품겠다'고 하는 것까지 제가 허용해야 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 입장에서는 전 정치를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데 사람으로서 자존심 있는데 제가 내쫓기듯 나왔는데 품어준다고 하는 건 모욕적이다. 애초에 무리수를 두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품위유지로 인해 징계받았는데 그건 걸면 걸리는 거다. 제가 가처분하길 바란 전략이었겠지만 그걸 다투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년 전 당내 혼란에 사과했던 자료 영상과 관련 "저 때 당시 7월 30일 윤 대통령이 당에 패싱 입당했다. 당대표는 흥행 염두에 두고 이런저런 계획을 했는데 토론에 불리한 윤석열에 불리하다는 말이 나오는 등 유불리를 따지는 상황이었다"면서 "보수정당이 대세론 주의, 힘에 의한 정치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1년 내내 진행된 온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다"라고 했다.

이어 "저는 욱해서 한 행동이 없고 감정적으로 정치한 적이 없다"면서 "항상 계획대로 판단하고 움직인다. 가장 좋은 길에 대해 고민중이다"라고 말을 맺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