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분양을 미루고 임대를 택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민간임대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당첨 후에도 청약 가점을 계속 쌓을 수 있고 보유세, 취득세 등 세금도 내지 않아 실수요자에게 내 집 마련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뛰고 집값은 고점"…민간임대 인기 치솟는다
24일 두산건설에 따르면 지난 22~23일 청약 접수한 충남 천안 청당동 ‘행정타운 두산위브 더클래스’는 평균 30.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면적 84㎡A 타입으로 81 대 1에 달했다. 1202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임에도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민간임대 아파트는 공공 임대주택과 달리 일반 건설사가 짓는 브랜드 아파트다. 청약통장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 신청할 수 있다. 취득세와 재산세, 종부세 등 세금도 없다.

‘행정타운 두산위브 더클래스’는 천안 청당동 일대에 지어 입지 선호도가 높고 지역 제한도 없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에서 청약할 수 있었다. 두산건설 분양 관계자는 “최대 10년간 거주할 수 있어 이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다양한 설계의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청약을 마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계룡리슈빌 디어반’도 19.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최고 경쟁률은 103 대 1(전용 84㎡ E타입)에 이른다. 세종 반곡동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8년 후 분양전환 규정이 없는데도 수요자가 몰렸다. 그만큼 투자보다는 실거주 측면이 주목받았다는 뜻이다.

올 들어 집값이 고점이란 인식이 확산 되면서 실수요자들이 민간임대 주택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경기 의정부에 공급된 장기일반 민간임대 ‘리듬시티 우미린’은 767가구 모집에 4만1000여 건이 접수돼 평균 53.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집값 부담이 크고 집값 조정에 대한 불안도 있어 임대주택에 거주하면서 자금을 모으겠다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며 “마감재, 커뮤니티시설 등도 좋아져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