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게 평균 경매가 5000원 그쳐
유통업계 햇꽃게 물량 확보 경쟁
꽃게 어획량은 2013년 3만448t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기 시작해 2018년 1만1770t까지 떨어졌다. 2019년부터 어획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엔 1만9713t을 기록했다. 올해는 연간 어획량이 2만t을 넘어서 10년 전(2만6861t)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란 게 수산업계의 전망이다.
가을 꽃게 풍년이 기대되는 이유는 어장 형성과 생육에 중요한 시기인 8월 초에 비가 많이 왔기 때문이다. 꽃게 금어기(8월 20일)가 해제되기 전까지 내리는 비는 육지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민물과 플랑크톤을 증가시켜 연근해 어장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달 초 꽃게 주산지인 충남 지역 강수일은 14일로 전년(4일)보다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어획량이 늘어나자 꽃게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 충남 보령수협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햇꽃게 평균 경매가는 수게 7000원(㎏당), 암게 5000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수게가 9500원, 암게가 7000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전년 대비 30%가량 낮게 형성됐다.
유통업체들은 풍년이 예상되는 제철 햇꽃게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31일까지 가을 햇꽃게 100g을 888원(신세계포인트 적립, 행사 카드 사용 시)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기 위해 100t이 넘는 꽃게를 준비했다.
888원은 이마트가 2015년 800원대 중반에 꽃게를 판매한 후 7년 만의 최저가다. 이마트는 약 50척의 꽃게 선박과 손잡고 직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해 경쟁력 있는 가격에 꽃게 물량을 넉넉히 확보했다.
롯데마트도 충남 신진도항과 전북 격포항의 어선들과 사전 계약을 맺고 꽃게 물량을 대거 확보했다. 롯데마트는 31일까지 서해안 햇꽃게 100g을 980원(엘포인트 회원가)에 판매한다. 이수정 이마트 꽃게 바이어는 “매년 감소세를 보였던 꽃게 어획량이 올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이 신선한 꽃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