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찰은 예고된 수순
B노선 내년 하반기 첫삽 떠야
계획대로 2030년 개통하는데
낮은 공사비에 건설사 입찰 주저
공정률 40% 수준인 A노선
빨라야 2025년 하반기나 개통
"조기개통 외치다 중대재해 우려"
GTX-B, 연내 사업자 선정 불발
24일 업계에 따르면 GTX-B 노선 재정 사업 구간(서울 용산~상봉)은 총 4개 공구(1·2·3·4공구)로, 모두 턴키(설계·시공 일괄 수주) 방식으로 발주됐다. 이 중 1, 2, 3공구가 지난 23일 국가철도공단이 시행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에서 대우건설과 DL이앤씨, 현대건설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다. 4공구에는 한화건설과 KCC건설이 참여해 유효 경쟁이 성립됐다.
업계에선 공사비가 턱없이 낮게 책정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불만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와 철도공단은 건설 자재 값 상승 등에 맞춰 공구별 공사비를 당초 계획보다 약 10%씩 증액했지만, 건설사들은 이마저도 턱없이 낮다고 보고 있다.
GTX-B 노선의 개통은 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재정 사업 구간은 연내 사업자 선정 후 내년 하반기에는 첫 삽을 떠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재정 사업 구간 사업자 선정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민자 구간(인천 송도~용산, 용산~경기 남양주시 마석)의 사업자 선정도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GTX-A, 2024년 6월 개통 어렵다”
GTX-A 노선의 현재 공정률은 40% 수준이다. 통상 1년마다 20% 정도 공정이 진행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러야 2025년 하반기는 돼야 개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관측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GTX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하자 국토부는 지난 16일 주거 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GTX-A 노선을 2024년 6월에 조기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인 민간 사업의 공기를 정부가 무턱대고 앞당기는 건 적절치 않을뿐더러 가능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여기에 서울시가 추진 중인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삼성역) 건설도 늦어지고 있어 GTX-A 전 노선 조기 개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GTX-A, C 노선이 정차하는 광역복합환승센터의 준공 시기는 당초 서울시 계획(2023년)보다 5년 늦은 2028년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당초 국토부는 삼성역 무정차 통과라도 가능한 2025년에야 GTX-A 노선을 파주시 운정~서울역 구간과 수서역~화성시 동탄 구간으로 나눠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3기 신도시 등의 여론을 의식해 GTX 개발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측면이 있다”며 “GTX-A 노선은 최악의 경우 SRT(수서고속열차) 선로를 공용하는 수서역~동탄 구간만 2024년 선개통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