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4일에도 파행하며 후반기 국회 개원 후 한 달째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출석한 가운데 과방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었다. 여야 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로 내정된 박성중 의원은 전날 “민주당이 과방위 2소위 위원장직을 고집할 경우 정청래 위원장 사퇴 권고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빈총으로 엄포만 놓지 말고 진짜 발의하든가”라고 맞받았다.

표면적으로는 일방적인 회의 개최 등 위원회 운영 방식을 둘러싼 갈등으로 보이지만 과방위 2소위원장을 둘러싼 자리다툼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소위에서는 여야 간 입장차가 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관련 논의가 이뤄진다. 민주당은 KBS, MBC에 25명 규모의 운영위원을 둬 이들이 사장을 선임하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친민주당 성격의 시민단체와 언론노조가 방송을 장악하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9월 정기국회에서도 회의 파행은 지속될 전망이다. 과방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지난 회의에서 2소위 위원장(조승래 민주당 의원)을 단독으로 선출했지만 지금이라도 자리를 내려놓아야 회의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방위 관계자는 “과방위에는 방송뿐 아니라 원자력발전, 정보기술(IT) 법안 등 시급한 현안이 많아 빠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