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먼저 오늘 마감한 미 증시, 특징적인 부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미국 증시를 볼 때 큰 틀에서 이번주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시장이 움츠리고 있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달, 어쩌면 올해 가장 큰 이벤트가 될 수도 있는 잭슨 홀 미팅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될지 기다리면서, 등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주목해볼 만한 흐름은 있습니다. S&P 500 섹터별로 살펴보면 오늘 가장 흐름이 좋았던 부문은 에너지였습니다. 주간으로 봐도 에너지 섹터 홀로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고요. 관련해 유가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는 점을 살펴봐야겠습니다. 오전에 나온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주간 원유 재고는 330만 배럴 감소했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93만 배럴 감소였죠. 이 기간동안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800만 배럴 넘게 방출했습니다.

예상보다 미국의 원유가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유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지만, 한편으로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살펴봐야겠습니다. 재고 감소와는 별도로, 휘발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미국 경제 활동이 둔화하고 있다는 뜻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신 데이터 기준 미국의 4주 평균 휘발유 수요는 하루 평균 약 886만 배럴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보다 7% 줄어들었고, 한 주 전 평균과 비교해도 2.2% 적은 수준입니다. 미국의 휘발유 수요 감소 흐름이 이어질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오늘 국내 투자자들도 관심 갖고 있는 대형 반도체주, 실적이 나왔죠. 엔비디아의 2분기 성적표와 시장에 미칠 영향도 살펴볼까요.

<기자>

엔비디아가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5월부터 7월까지의 집계인데, 이 기간동안 엔비디아의 매출은 67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0.51달러로 나타났습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의 예상보다 소폭 낮은 수준입니다. 이미 엔비디아는 이달 초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게임 부문의 매출 급락이 이유였습니다. 5월에 이번 분기 매출이 81억 달러로 예상했다가 67억 달러로 전망치를 수정한 것이죠. 다음 분기인 회계연도 3분기, 그러니까 8월부터 10월까지의 실적 전망도 시장을 실망시키는 수준으로 제시했습니다. 회사가 내놓은 전망은 매출 59억 달러인데 컨센서스는 70억 달러 정도로 형성되어 있죠.

이 회사가 미리 이야기했던 대로, 엔비디아의 게임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도 33% 감소한 20억 4천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엔비디아가 만드는 PC용 그래픽 카드가 주로 쓰이는 게임 제품의 판매 감소가 실적 둔화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입니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가격 정책을 변경할 것이라도 했고요. 가격을 낮춰서 기존 제품 판매를 늘리겠다고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또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는 그동안 암호화폐 채굴용으로 많이 쓰였는데, 회사는 채굴용 수요 감소가 게임 부문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게임과 함께 엔비디아 매출의 큰 축을 담당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은 성장을 이어갔습니다. 이 부문 매출은 연간 기준 61% 증가한 38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고객사인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주문이 이 부문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예상됐던 PC 수요 둔화가 엔비디아의 실적을 통해 확인됐고, 3분기에도 이런 수요 감소세가 크게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던졌다는 점 정도로 오늘 이 회사의 실적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기대보다 좋지 않은 숫자들이 나온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반도체 업계 전체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엔비디아, 우울한 실적 발표…3분기 전망도 기대 이하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
엔비디아, 우울한 실적 발표…3분기 전망도 기대 이하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