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급 부족 이슈와 수요층 쏠림 등으로 서울 집값 상승기에 가장 먼저 올랐던 신축 아파트가 올해는 가장 먼저 약세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는 2022년(1~8월 누적) 서울 아파트의 연식별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1~5년 차 신축아파트가 0.54% 하락해 입주 6~10년 차 준신축(0.86%↑)과 입주 10년 초과 구축(0.69%↑) 대비 가장 먼저 약세 전환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축 아파트 가격은 2017년 일찌감치 상승을 시작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투기 수요 억제를 목적으로 8·2대책을 발표하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비사업 관련 규제를 대거 도입했다. 이에 서울 등 도심에서의 공급 부족 우려감이 커지고 시장 내 기존 매물 잠김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급등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 연식별 매매가격 변동 추이. 사진=부동산R114
서울 아파트 입주 연식별 매매가격 변동 추이. 사진=부동산R114
2017년 입주 5년 이내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15.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준신축(입주 6~10년)과 구축(입주 10년 초과) 상승률은 각각 12.68%, 13.56%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러한 경향은 2018년과 2019년에도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준신축과 구축의 매매가 상승이 신축 아파트를 앞지른 것은 2020년 이후부터였다.

부동산R114는 단기 급등 부담과 대출 규제, 금리 인상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신축 아파트는 매수 진입장벽이 높아 상승 폭 둔화 속도가 빨랐고 하락 전환도 가장 먼저 이뤄졌다고 해석했다. 특히 신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동, 송파의 대단지에서의 매매가격이 큰 폭 하락한 것도 약세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270만호 공급계획 중 50만호를 서울에 배정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서울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든다. 주요 정비사업도 지연되는 분위기"라며 "서울은 아파트 공급물량의 50~80%가량을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의존한다. 정비사업 관련 규제가 완화되기 전까지는 시장에 기대감과 우려감이 공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