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CEO 질책한 최태원…"파이낸셜스토리 다시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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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계열사들이 오는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앞두고 자체 수립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전면 재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막연한 비전만 내놓지 말고,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하라는 최태원 회장(사진)의 강력한 주문에 따른 것이다.
25일 SK그룹에 따르면 각 계열사들은 오는 10월 열리는 CEO세미나에서 세부 실행계획이 포함된 파이낸셜 스토리를 일괄 발표할 예정이다. 매년 10월 열리는 CEO세미나는 확대경영회의(6월), 이천포럼(8월)과 함께 SK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꼽힌다. 사흘간의 세미나에서 계열사 CEO들이 최 회장이 제시한 경영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을 발표하는 행사다.
최 회장은 2020년 10월 열린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 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최 회장의 지적이었다. 그는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적합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SK 각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올 초 잇따라 탄소중립과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앞세운 파이낸셜 스토리를 마련했다. 스토리데이 등의 행사를 통해 외부에도 적극 공개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일부 계열사들이 수립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해 대폭 수정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계열사 CEO들이 ‘뜬 구름잡기’식 미래 비전만 제시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놓지 않은 점에 대한 질책성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의 지시에 따라 올 초 수립한 파이낸셜 스토리의 큰 골격은 유지하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계열사는 목표 뿐 아니라 실행계획도 단계적으로 수치화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최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 회장이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계열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재계 순위 2위에 오르면서 조직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25일 SK그룹에 따르면 각 계열사들은 오는 10월 열리는 CEO세미나에서 세부 실행계획이 포함된 파이낸셜 스토리를 일괄 발표할 예정이다. 매년 10월 열리는 CEO세미나는 확대경영회의(6월), 이천포럼(8월)과 함께 SK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꼽힌다. 사흘간의 세미나에서 계열사 CEO들이 최 회장이 제시한 경영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을 발표하는 행사다.
최 회장은 2020년 10월 열린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 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최 회장의 지적이었다. 그는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적합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SK 각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올 초 잇따라 탄소중립과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앞세운 파이낸셜 스토리를 마련했다. 스토리데이 등의 행사를 통해 외부에도 적극 공개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일부 계열사들이 수립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해 대폭 수정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계열사 CEO들이 ‘뜬 구름잡기’식 미래 비전만 제시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놓지 않은 점에 대한 질책성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계열사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의 지시에 따라 올 초 수립한 파이낸셜 스토리의 큰 골격은 유지하되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계열사는 목표 뿐 아니라 실행계획도 단계적으로 수치화하는 작업도 서두르고 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최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최 회장이 조직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계열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재계 순위 2위에 오르면서 조직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조직에 긴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