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에 수확량 급감…커피 하루새 5% 급등 [원자재 포커스]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올해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에 커피 가격이 급등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ICE거래소에서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1파운드당(LBS) 당 2.39달러로 전일대비 4.71% 올랐다. 지난 19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나흘간 13%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가뭄·서리 등 이상기후 탓에 브라질 커피 농장들의 아라비카 품종 커피 원두의 생산이 풍년과 비교해 절반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극심한 가뭄에 수확량 급감…커피 하루새 5% 급등 [원자재 포커스]
커피 선물 가격은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올해 수확량이 예상보다 더 적을 경우 추가 가격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WSJ은 내다봤다.

올해 브라질 커피 작황이 나쁜 이유는 지난해 가뭄과 서리가 겹쳤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요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의 이웃나라 콜롬비아도 악천후의 영향을 받아 올해 커피 작황이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개월간 브라질 아라비카 커피 수확량이 4870만 포대(1포대=132파운드, 6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이에 훨씬 못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은 올해 커피 수확량이 3570만 포대에 불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브라질 커피 무역회사인 카자리니 트레이딩의 티아고 카자리니 대표는 "브라질에서 올해 수확량 추정이 완료되면 세계 아라비카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며 "최근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피 가격을 짓눌렀으나 시장이 앞으로 펀더멘털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비카 품종은 세계 커피 시장의 약 70%를 차지한다. 아프리카 동부와 아시아, 남미 일대에서 생산되는 커피 대부분이 이 품종에 해당한다. 브라질은 세계 전체 아라비카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

부진한 커피 작황 이외에 급격하게 늘고 있는 커피 수요와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망 교란도 커피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아라비카 커피 선물은 지난 2020년 파운드당 1달러 미만이었으나 올해 들어 2~2.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아프리카의 최악의 가뭄으로 이날 코코아 가격도 3.45% 올랐다. 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인해 비료 부족 사태 장기화도 코코아 가격 상승 요인이란 분석이다.

한편 이날 밀 가격은 반등했다.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7.97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밀 가격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 부셸당 12달러선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이달 우크라이나 수출이 재개되며 밀과 해바라기씨유 등 공급이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8월에 400만t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28%, 옥수수 수출의 15%를 담당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5위 밀 수출국이기도 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