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장 아들 '군수저' 박민석으로 열연…데뷔 9년 만에 첫 주연
'신병' 김민호 "원작 팬분들께 욕 덜 먹는 게 목표였죠"
"첫 주연작인데 원작이 너무 인기가 많아서 부담감이 컸습니다.

어떻게 하든 욕을 안 먹을 수는 없을 것 같았고 저희끼리는 욕을 덜 먹는 게 목표였어요.

(웃음)"
배우 김민호가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장삐쭈의 동명 애니메이션 드라마를 실사화한 ENA 드라마 '신병'에서 어리바리한 신병 박민석 그 자체로 변신했다.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민호는 "오디션을 급하게 보게 돼서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감독님과 작가님이 (원작 캐릭터와 비슷한 생김새를 보고) 웃음을 터트리셨다"고 회상했다.

'신병' 김민호 "원작 팬분들께 욕 덜 먹는 게 목표였죠"
툭 건드리면 울 것처럼 생긴 소심한 신병 박민석은 아버지가 사단장, 삼촌이 연대장인 이른바 '군수저'다.

눈치도 없고 융통성도 없는 탓에 선임들이 골머리를 앓지만 정작 아무도 박민석에게 큰소리를 못 내는 이유다.

김민호는 "박민석은 엄마 치마폭에서 귀하게 자란 막내아들"이라며 "보통 남자들도 자유를 뺏긴다는 두려움 때문에 군대에 가기 싫어하지만, 박민석은 마치 실제 전쟁터에 끌려가는 두려움으로 (군대 가기 전) 한 달 내내 울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호는 이런 박민석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사소한 디테일까지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는 "민석이가 화들짝 놀랄 때 볼살이 떨리는 디테일이나 베레모를 쓸 때 늘 실밥이 하나 삐죽 튀어나와 있는 모습 등을 추가했다"며 "원래는 베레모에 달린 실밥을 예쁘게 매듭지어서 모자 안에 넣어야 하는데 박민석은 그런 걸 못 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신병' 김민호 "원작 팬분들께 욕 덜 먹는 게 목표였죠"
극 중에 박민석은 '분대장과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냐'고 떠보는 선임에게 순진하게 넘어가 '사회에 있을 때 복싱을 좀 하고 왔다'고 답하고, 압존법 실수를 거듭하고 입대한 지 한 달이 지나서도 군가를 제대로 못 외우는 등 어리바리하고 답답한 모습을 보여준다.

본인도 괴롭고 선임들도 그런 박민석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박민석은 더 편한 보직으로 빼주겠다는 아버지의 뜻을 거절하고 "도망치고 싶지 않다"며 최전방인 95사단에 머문다.

김민호는 "박민석이 엄한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은 건 아마 이번이 처음이었을 것 같다"며 "박민석은 군대에서 처음으로 자기도 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달라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박민석은 같은 생활관 심진우 병장(차영남 분)이 전역하기 전 "중간까지만 하라는 다른 사람들 말 절대 듣지 말고 최선을 다해라. 그러면 다 너한테 돌아온다"라고 건넨 조언을 가슴에 새기고 최선을 다하기 시작한다.

빨래를 개거나 다리미질을 할 때도 각을 제대로 맞추고, 뜀걸음도 요령 피우지 않고 열심히 임하자 심진우 병장의 말대로 선임들도 점점 박민성을 인정하기 시작한다.

김민호는 "박민석은 자주 본인의 무능력함과 소심함을 자책하며 살았지만 든든한 부모님이 있었기 때문에 정작 노력해서 변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군대는 박민석에게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줬다"고 설명했다.

'신병' 김민호 "원작 팬분들께 욕 덜 먹는 게 목표였죠"
2006년 KBS 드라마 '반올림 시즌3'에서 불량 학생으로 처음 화면에 얼굴을 비추고 2013 tvN 드라마 '몬스타'로 데뷔한 김민호는 '신병' 방영 이후 달라진 인기를 체감한다고 한다.

그는 "엊그제도 카페에 있는데 말년 휴가 나왔다는 분이 '형 저 이제 다음 주에 전역해요'라며 인사해주셨다"며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경례 자세로 사진 찍자고 하시는 분들이 꽤 계신다"며 웃었다.

"한 6년 정도 매니저나 회사 없이 혼자 촬영 현장을 다녔어요.

잠이 늘 부족해서 그때는 에어컨 켜고 10시간 푹 자는 게 소원이었죠. 하지만 단 한 번도 배우 말고 다른 선택지를 고려해본 적은 없어요.

박민석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으로 시청자분들을 찾아뵙고 싶습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