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하락에 아파트 경매 열기도 빠르게 식고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경매 신건 낙찰률은 20%대로 떨어졌다. 1년 전만 해도 경매에 처음 나온 3건 중 2건이 바로 낙찰되던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경매시장 분위기가 싸늘하다.

25일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6.6%로, 전월(56.1%)보다 29.5%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달 경매 시장에 처음 나온 서울 아파트 신건 낙찰률은 21.1%(38건 중 8건)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30건 중 13건)의 절반 수준이다. 낙찰가율이 최고로 치솟았던 지난해 6월(69.4%)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와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 매매시장 위축이 경매지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실제 아파트 시장 전반에서 매수세도 줄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84.4)보다 0.7포인트 내린 83.7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7월 8일(83.2) 이후 약 3년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치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당분간 경매시장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유찰이 반복되면 최저입찰가가 낮아지는 만큼 경매가 비교적 저렴하게 주택을 마련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감정가는 경매 진행 최소 6개월 전 시세로, 지금보다 비쌀 확률이 높은데 한두 번 유찰돼야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